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음달 안정현 Aug 02. 2018

상처를 마주하다(내 마음의 주치의)

마음 달 심리상담

단톡 방에 이런 카톡 문구를 읽었다.

"상담사가 자신의 한계를 느꼈는지.... 인본주의적인 상담으로는 한계를 느낀 것 같다.. 주님만이 우리를 치료하실 수 있다... 약물의 한계... 약을 먹어도 낫지 않더라.."


 이런 문구에서는 답답함을 느낀다. 자살이나 자해를 하는 청소년 내담자들은 누군가가 관심을 가져주면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미 오래 지속된 우울감의 경우 약물을 한다고 급속도로 좋아지지는 않지만 우울증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고 상담치료도 해야 한다. 예배를 드리고 안정되는 부분들도 있겠지만 전문적인 부분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아울러 전문적이지 않으면서 전문가의 영역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주님은 상담사도 주시고, 정신과 의사도 주신다. 상처를 직면하지 않고 예배만의 살 길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교회에서 내적치유학교, 회복사역 스텝으로 섬겼었다. 내가 출석하는 교회는 상담에 관해서 열린 교회이다. 그러나 매번 선교사님들이 하시는 '세상 상담은 한계가 있다. 주님만이 길이다.'라는  반복적인 이야기들에 스텝일을 하지 않는다. 이후도 목사님들에게 세상 상담의 한계 운운하는 소리는 무수히 들어왔다.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고  종교 속에 숨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몸을 치유할 때는 의사의 종교를 보지 않으면서 상담에서는 종교가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기독교 상담을 선택하지 않은 것을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예수님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고 했지 교회에 집을 지으라고는 하지 않았다. 상담사로서 교회 사람들만 만날 생각은 없다. 그리고 기독교인으로서  내담자들을 위해서 뒤에서 중보기도 한다.  영성과 상담이 같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서는 기독교적인 상담을 한다. 지금도 해외에 있는 분과 전화상담을 하고 있다.  


상처를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안셀름 그륀 신부님을 좋아한다.  그분의 책 내 마음의 주치의다.


"자기 인생의 어두운 면, 그리고 삶의 허무한 면과 맞닥뜨립니다. 또한 거기서 자신의 상처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는 보물과 값비싼 진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온전한 믿음으로 계속 보물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면 언젠가는 그들의 마음 밭에 있는 보물이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융은 심리상담의 목적이란 바로 자기 자신이 되도록 이끌어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아는 의식을 지닌 사람의 본질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자기는 그저 존재하고, 진실되며, 믿을 만하고, 중심에 있고자 할 뿐이지요."


"보물은 밭에 묻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마음밭을 파보아야 합니다. 밭과 흙은 사람의 세속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을 가리키지요....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의 자아는 밭에 묵혀있습니다."



내면의 어두움과 밝음을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한다. 주님은 그때 찾아와 주실 것이다. 내가 상처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을 때 말이다. 진주가 조개의 상처에서 자라듯이 내안의 상처와 어두움도 인정할 때만이 이는 가능하다. 자신의 어두움을 직면하지 못할 때 끊임없이 타인을 투사하게 된다. 


copyright 2018. 마음달 안정현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4년 경력의 심리학회 공인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과 함께(형제순위열등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