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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Oct 23. 2015

학업중단하려는 청소년상담

마음달심리상담

 미나는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부모를 조르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되는 학기, 친구들도 낯설고 고등학교 과목은 중학교 때와 달리 따라잡기가 힘들다.

“선생님, 그런데 왜 학교를 다녀야 되는 거죠. 전 그만두고 싶어요. 학교를 다녀서 뭘 배우는지 모르겠다고요. 그리고 수학 배워서 써먹을 것도 아니고 말이죠. 전 학교 그만두고 검정고시 보려고요. 그러고 나서 뭘 해야 할지 생각할래요.”


  학교를 자퇴하기로 결심한 아이들이 상담실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새 학기가 되면 학교 부적응 문제로 오는 아이들의 수는 늘어난다. 부모는 고등학교를 마치지 않고 다른 선택을 하겠다는 아이의 굳은 결심에 놀란다. 이미 학교를 떠나기로 결심을 한 아이는 부모의 어떤 설득에도 결심을 바꾸지 않는다. 아이는 꿋꿋이 학교를 떠나겠다고 선포한다.  부모가 학교를 다녀할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들리지 않는다. 


그럴 때는 학교를 그만두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봐야 한다. 실제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힘든지, 친구관계를 맺기 힘든지, 정말로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자기 길을 가기로 결심했는지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학교를 다니는 목적은 이렇다. 사람은 태아의 상태에서 육체적, 정서적, 심리적인 변화를 거쳐서 어른이 되기까지는 적어도 20년의 시간이 걸린다. 8세부터 적어도 19세까지는 학교라는 인큐베이터 안에서 보호를 받게 된다. 학교의 수업은 너에게 필요가 없는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 교육방식이 어른들로서는 최선이라고 선택하고 지켜낸 방식일 수도 있겠다. 무술을 연마할 때 스승인 도사들은 처음부터 칼을 쥐어주지 않는다. 물 기르고, 청소하고, 밥 짓다가 몇 년이 지나간다. 점점 제자는 힘이 들어간다. 그러나 어느 순간 체력이 길러지고 있었음을 조금씩 변화했음을 어느 순간 알게 된다. 수련 초반 당장 밖에 나가서 싸움을 하려고 날카로운 칼을 쥔다 해도 칼을 휘두를 능력도 부족하고 그 칼은 자기에게 상처를 입힐 수도 있다. 학교에서는 또래와 관계를 맺는 능력, 선생님으로부터의 배움, 전체적인 학문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을 배우는 어느 정도의 기초적인 체력을 길러가는 것이다.


자퇴를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세 가지 있다.


 그래도 자퇴를 하겠다면, 먼저 자기 시간을 계획하고 관리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토요일 일요일만이라도 연습을 해라. 그리고 검정고시 학원을 가겠다면 그 학원도 네가 알아봐야 한다. 엄마의 도움은 받지 마라. 네 시간은 이제 누구도 챙겨주지 않는다. 홀로서기를 하려면 독립적인 인간이 되어야 한다. 자기주도적인 학습법을 배운 아이들은 소수이다. 회사를 그만둔 성인도 자기 시간 관리를 하는 것이 힘겹다. 2년을 군대생활을 하던 성인 남성들도 제대만 하고 나면 늦잠을 자며 생활이 흐트러지기 마련이니까. 학교를 그만둔 아이들, 그리고 수업을 빠지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핸드폰, 인터넷, 게임을 주로 하고, 점심쯤 되어야 일어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갑자기 주어진 시간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모르는 것이다. 그러니 너는 독립할 준비를 시간 관리를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 자퇴한 아이들은 낮밤이 바뀌고 그래서 부모와 싸우기 쉽다. 십 대가 가족과 지속적으로 다투면서 자존감을 유지하기는 어렵다.


 둘째 친척들과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아야 한다. 명절이거나 이웃집 어른들이 너를 마땅찮게 보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부모도 너를 걱정할 것이다. 학교를 그만둔다는 것은 남들과 다른 길을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네가 선택한 길이니만큼 스스로가 당당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네가 다른 길을 가는 것에 대해서 이해받으려고 하지 말아라. 타인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건 용기가 있어야 한다.  


 셋째  네가 뭘 좋아하는지 조사해라. 너를 열심히 관찰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할 때 좋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게다가 자퇴를 하고 성적을 올리는 경우보다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옆에 친구와 경쟁하지 않다 보니, 자신의 학업성취도를 체크할 기회가 많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결정했고 진학을 하겠다면 대학을 가는 것은 어렵지 않다. 어느 대학을 가는지가 중요하지 않다면 말이다. 검정고시를 보겠다면 고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도 대학을 갈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넷째 너만의 차별화 전략이 있어야 한다.  제너럴 닥터라는 카페 겸 병원을 차린 사람의 예를 들겠다. 전문의를 따지도 않았고 타인이 원하는 대학병원 수련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평범한 의사의 생활과는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삶이 자신에게 적합한 것이라고 선택했다. 그러니 홈페이지도 만들고, 카페 운영도 해야 했고, 함께 할 조합원들도 모아갔다. 기본적인 시스템에 적응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시스템을 구사해야 한다. 성적이 아니면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차별화 전략을 써라. 


 이제 넌  1인 기업처럼, 1인 학교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  일반 학교를 다니지 않고 성공한 사람들도 많다. 서태지도 음악을 한다고 학교를 그만두었고, 악동뮤지션도 선교사 부모를 따라 홈스테이를 하느라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 그들은   무력하게 늘어져 있지는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서 연습했을 것이다. 어른들께 의존하는 삶으로 보내던 시절에서 홀로 서는 삶으로 가야 한다. 


 그리고 혹시 지금의 학교생활이 힘들어서 피하는 것이라면 조금은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어른들과 이야기해해 보면 회사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다고 할 것이다. 모두 반복되는 일상은 지겹고 힘겹기 마련이다. 그래도 많은 고민 후에도 자퇴를 하겠다면, 자신의 선택에 확신을 가지고 가기를 바란다. 너의 선택은 네게는 최선의 선택일 테니 말이다. 자퇴를 하고 일 년 후 다시 복학을 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시간을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기에게는 필요한 시간이라고 했다. 모두가 동일한 길을 가야 하는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는 너를 스스로 응원하기 바란다. 


copyright 2017. 심리학자 마음 달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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