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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마음달의 직장인심리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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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마음달 안정현 Nov 11. 2015

다시 태어나야 되는 건 아니자나

마음달 심리상담

*세 명의 간첩과 스무살의 나

달동네 옥상, 따스한 햇빛. 누런 장판이 깔린 평상에 세 명의 남자들은 분주하다. 수북이 멸치가 쌓인 소쿠리들이 덩그라니 놓여있다.

교복 입은 해진이 묻는다.

"조장은 다시 태어나면 어떤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으세요?"
"평범한 나라에, 평범한 집에, 평범한 아이로 태어나서 평범하게 살다가 죽는거, 그런거."
츄리닝 입은 동네바보 류환이 말한다.
"꿈이 참 크시네요. 저는...음...평범하게 태어난 조장의 옆집에 태어날 겁니다."
해진은 답한다.
"나는 말야. 너네 앞 집에 쭉쭉빵빵한 초미녀로 태어나서 네 놈들을 갖고 놀다가 버려주마..ㅋㅋ"
꽁지 머리의 해랑답다.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한 장면

"국가의 전설"이 되겠다던 간첩들. 조국의 명령대로 바보로, 고등학생으로, 오디션만 보러 다니는 3류 가수 지망생으로 남았다. 마리오네뜨 인형처럼 보이지 않는 줄에 따라 움직이는 하나의 도구인 그들은 평범하기 그지 없는 삶을 부러워했다.류환바라기 해진은 미래의 꿈마저 류환이엮어있다. 해진이 남파간첩훈련을 위한 훈련을 받으며 네게 빛나는 건 류환이었으니까.

한 때 난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었다. 대학 연극부에 가입해 극중 인물의 성격을 분석하고, 말투를 연구했으며, 그의 마음과 그의 주변 친구들까지도 이해하려 했다. 지나치게 몰입했는지 무대가 끝난후 붉은 열정이 다 타버린 뿌연 재가 된 것 같았다. 일주일간 그 누구도 만날 수 없었다. 알고 있었다. 무대가 끝나면 현실의 나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을. 그저 하나의 페르조나를 입었다가 벗으면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힘들었다. 작가의 시선, 연출자의 의도에 맞추어진 한 명의 연극배우였다. 가슴은 답답하게 조여져 왔다. 극 중 배우에 몰입해서 꽤 많은 시간 후에 나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의 공연이 끝나고 내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다신 누군가로 살지말자. 다시는. 절대로. 나로 살자."

우린 '국가의 전설'이 될 간첩의 의무로 연기를 할 필요도 없으면서, 가끔은 사회적인 가면에 매몰되고 만다.

* self 진로고민 해결하기

문장완성검사 중50개의 문장 중 하나 당신도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봐라.

질문은 잠자고 있던 나를 깨운다.
다시 태어난다면이 거창하다면 유사질문 ' 다시 젊어진다면. 다시 어려진다면.'이도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천명이상의 종합심리검사를 했다(몇 명인지 헤아리다가 나중에 포기했다^^).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썼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들이 가장 많이 쓴 것은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와 연애를 해보고 싶다.

공부를 했다면 달라졌을 거라는 믿음과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싶은 경험이다.

다시 태어나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내가 어려진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흰 종이에 마음대로 적어보길 바란다.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대로 써야 한다.

그리고 지금 하지 못하는 이유를 적어보아라. 그 이유가 타당한지도 살펴보라.
수많은 핑계와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그게 정말 타당한지도 봐라.

그리고 되고싶은 것,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다 적어보아라.

생각만 하지 말고.

그리고 언제쯤 할 수 있는지 옆에 년월일을 적어보자.

시간은 사실 돌릴 수 없다. 변경할 수도 없다.

거창한 것 말고 아주 작은 것을 적어도 된다. 당신 인생을 꼭 바꿔야만 하는건 아니다.
작은 버킷리스트들은 오늘 하루 해볼 수 있는 것으로 채워도 된다.

그 작은 것들이 나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 하루 산책하기, 맛있는 아이스크림 먹기처럼 작은 것도 된다.

언젠가는....을 생각하다가 지금....을 별거 아닌걸로 만들지 말하라.

"절대로 절대로 누구때문이 아니라 나로 살기를 바란다."

국가도 부모도 애인도 친구도 그 누구도 아닌 '나'답게 살기 위한 것은 아주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이니까.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 티스토리, 브런치, 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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