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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달 안정현 Feb 23. 2016

전업주부에게 필요한 세가지

마음달심리상담

 <엄마의 주례사를 읽고>

                                                                      

 아동, 청소년의 상담을 하기 때문에 어머니들을 같이 만나게 된다. 양육의 힘듦, 늦은 남편의 귀가로 인해서 전업주부로서의 만족감을 느끼는 분들이 드물다. 주부들이 다시 결혼을 하지 않고 혼자 살고 싶다거나 내 직업을 갖고 싶다는 말을 한다.  전업주부와 직장맘 모두 서로를 부러워하면서도 서로를 질시하기도 한다. 이 전업주부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엄마의 주례사를 쓰면서 작가로 변신한 것을 소개하고 싶다. 전업주부로서 자기만의 색을 잃지 않은 그려가 참으로 멋지다.  난 이 책의 저자를 책 쓰기 모임을 통해서 몇 번 만난 적이 있다.  큰 키에 나이에 비해 소녀처럼 부드러운 인상을 풍겼다. 그녀가 시어머니의 병시중을 몇 년씩 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녀의 글 중에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을 세 가지를 적어본다. 


 1.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밑줄을 그었던 대목은  그녀가 시부모가 누워서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에서 몇 년을  뒷바라지했다는 것이다. 나는 한 모임에서 그녀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녀의 얼굴에는 한이 없었다. 아주 미묘한 시댁과의 갈등을 겪고 겪다 보면 내면의 분노가 쌓여서 한이 커진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자신도 그렇게 시어머니에 대한 미움이 커져갔는데 지인이 어느 날 자신의 시어머니 욕을 하면서 친구 모습이 변해가는 것을 보면서 통찰이 왔다고 했다. 시어머니가 내 짐이라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입 밖으로 시부모의 흉을 보지 않겠다고 했다. 이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말하지 않는다고 해도 분노를 어떻게 해결했단 말인가? 그녀는 결혼 후 점점 힘겨워지는 때, 남편에게 책상을 사달라고 했다고 했다. 책을 읽고 쓰고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듬어갔다는 것이다. 그녀가 시부모와 살면서 희생자로서의 삶을 살지 않기로 결단했다는 것은 주도적인 삶을 살아갔다는 것이다. 


2. 필요한 사람들과의 만남만을 이어 갔다는 것이다. 

대인관계에서 만나서 힘이 되고 서로가 성장할 수 있는 관계가 아니라면 정리를 해나가기로 했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수다, 다른 사람의 험담 등을 하는 모임을 끊어나갔다는 것이다. 


3. 거절의 힘이다. 교수로 재직 중인 큰 형님의 자녀들을 저자의 집으로 데리고 와서 시어머니가 키우겠다고 했을 때 정확히 거절했다는 것이었다. 조카들을 키우러 시어머니가 가시는 것은 가능하지만, 저자의 집에서 키우게 될 때는 서로가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난 그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에 거절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 자존감이라고 생각했다. 기혼여성들의 시월드 스트레스 중에 하나가 시어머니의 제안에 거절하지 못하는 스트레스도 한 몫한다. 거절할 수도 있는 힘이 있는 것. 좋은 며느리가 되기 위해서 끊임없는 요구들을 받아들이다가 결국 시댁과 관계를 끊는 경우도 좋종 보게 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전업주부, 평범한 아줌마로 살아온 그녀는 자신의 삶의 짐을 받아들였으며, 그녀의 꿈인 작가도 되었다. 앞에도 말했지만 고된 시집살이에서도 한스러운 얼굴로 변해가지 않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숨겨진 고수다. 게다가 딸이 엄마처럼 살고 싶다고 한다니, 그걸로 충분하다.  아이를 성공시킨 엄마 희생적인 엄마를 고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을 지키는 여자로서 살아갔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copyright 2017. 심리학자 마음 달 all rights reserved.

 

안정현은  마음달 심리상담의 13년 경력의 심리학회 상담 심리 전문가 및 임상심리전문가입니다.

"두려움 너머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네이버티스토리브런치인스타그램 심리치료와 관련된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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