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고향 묵호항을 떠나 강원도 산길로 시집을 온 묵호댁은 이제는 금당마을을 지키는 터줏대감 중에 터줏대감입니다.
50년 동안 마을을 지키며 살아온 묵호댁이 금붙이 폐물을 훔친 도둑으로 누명을 쓰고 거기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누군가 한번 의심스럽기 시작하면 그의 모든 말과 행동이 의심스럽게 느껴지지요. 마침내는 다른 가능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만큼 모든 것이 분명해지죠. 마을 사람들은 그런 확신으로 묵호댁을 범인으로 몰아갑니다. 그렇게 억울한 상황에서도 묵호댁은 한마디 변명도 하지 않은 채 그 상황을 묵묵하게 견딥니다.
인간관계에서 아주 오해를 안 받고 살 수도 없는 일이지만, 오해를 받는 상황이 되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 것이냐는 항상 고민이 되는 주제입니다.
변명하지 않고, 묵묵히 견디거나 오해 속에서 오히려 본인이 사람들의 곁을 떠나가는 선택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진실이 밝혀지는 것은 아니기에, 묵호댁과 같은 선택은 때때로 너무 어리석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런 바보 같은 선택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는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