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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을단상] 독립영화 은빛살구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인가, 소외인가

by 도을 임해성 Jan 10. 2025

[도을단상] 독립영화 은빛살구

몰입해서 일하고 저녁에 아트나인 극장으로 향합니다. 차 없이 이동하니 정말로 날이 차더군요.

독립영화는 사전에 의하면, 일명 '인디영화'라고도 합니다. 이윤 확보를 1차 목표로 하는 일반 상업영화와는 달리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시되는 영화로, 주제와 형식, 제작방식 면에서 차별화됩니다. 따라서 여기서의 '독립'이란 자본과 배급망으로부터의 독립을 뜻합니다.

제가 지금껏 봐 왔던 독립 영화에 비해서는 그래도 알려진 배우들이 많이 나온 작품이 아닌가 싶네요. 그런 중견 배우들이 잘 받쳐 주는 것이 새삼 고마웠습니다.

'창작자의 의도가 우선시되는 영화'인 독립 영화로서 은빛 살구라고 하는 작품이 보여 주는 세계관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었습니다만, 영화는 한국 사회가 관통하고 있는 가장 첨예한 동시대 담론 중 하나인 아파트를 소재로 가져와 개인의 욕망, 삶의 녹록지 않음, 가족이기에 겪어야 하는 미묘한 긴장감들을 다채롭고 흥미롭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혼하고 재혼한 뒤에도 바람을 피우는 아버지에게 왜 그렇게 사냐고 묻자,
"착하게 살면 맛이 안 나잖아"라고 중얼거리는 아버지.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죠. 적당히 탁 해야 고기도 몰려든다는 말인데요. 물의 지향점이 맑음에 있느냐, 물고기에 있느냐에 따라 삶의 여정이 갈라지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선택은 물고기는 아니었는데, 그렇다고 해서 꼭 맑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극장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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