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 상식의 힘
[도을단상] 절차적 정당성이 공화共和의 본령
찬반 집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의 인식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겁니다. 내가 주인이라는 것이고 나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집합인 셈이죠.
그러나 우리나라는 민주 공화국입니다. 민주정만이 아니라 공화정을 하는 나라라는 것이죠. 제가 이번 비상 계엄 사태를 두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공화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고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한 이유입니다.
내가 주인이니 내 맘대로 할 수 있다에서 끝이 아니라, 다수의 주인들이 모두 다 함께 수긍할 수 있는 절차와 룰 속에서의 정치 체제가 바로 공화정의 본령입니다.
윤석열의 석방은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 주는 공화주의적 판단이라고 봅니다. 아무리 심증으로 내란죄의 수괴라고 생각되더라도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절차를 밟아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선언한 것입니다.
그래서 비로서 윤석열의 탄핵 문제는 윤석열의 석방과 같은 기준 위에 놓이게 되는 것이죠. 윤석열의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심정으로는 민주당의 일방적인 횡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더라도, 그런 비상 계엄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였느냐가 탄핵 판단에 있어서의 공화주의적 기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모두가 보았죠.
윤석열이 비상 계엄을 선포하기 위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 군대를 국회와 선관위로 보냄으로써,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절차적 정당성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음을 생방송으로 보았습니다.
민주주의는 내가 주인이다, 나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얼마든지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습니다만, 공화주의 앞에서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룰과 절차를 갖춤으로써 성숙될 수 있습니다.
양팔을 벌려 얼마든지 기지개를 켤 수 있지만, 상대방의 코앞에서는 멈추라는 것,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에서는 안 된다는 것,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까지도 동의하는 방법으로 자유를 누리라는 것, 그것이 민주공화의 의미입니다.
민주라는 관점에서 찬반 양쪽으로 극렬하게 벌어져 있는 밤입니다만, 저는 공화라는 또 하나의 상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를 믿기에 윤선열의 석방에 미소를 짓게 됩니다.
절차적인 정당성이 그만큼 중요한 것이지요.
그러니 당신도, 마음 편하게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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