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와 연극의 만남
[도을단상] 카페연극 HE&SHE
난생 처음 카페에서 연극을 보았네요.
대학로에 있는 모베터 블루스라는 3층짜리 꼬마빌딩 전체를 사용하는 카페에서 연극을 공연하고 있습니다.
15년 동안 남자친구가 여사친으로 좋은 관계를 맺어 오던 그와 그녀가 어느 날 그놈의 술 때문에 좋은 관계(?)를 맺게 됩니다.
다음 날 머쓱해진 두 사람이 단골 카페에서 만나 어설픈 대화를 해 가며 지난 밤에 일어난 일을 해결하려고 티격대는 장면으로 70분의 시공간이 메워집니다.그러다 마침내 아주 오래전부터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많은 관심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다는 내용이죠.
그 형식에서, 전개 과정과 결말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쉽게 예측이 되는 이야기를 뻔뻔스럽게도 용케 끝까지 밀고 나가더군요. 두 사람의 하룻밤을 묘사하기 위해 동원된 곰인형들이 열일했습니다.
남녀 간의 이야기는 30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이 똑같네요.
낯뜨거운 연기를 원만하게 수행한 주연 배우 곰돌이들의 사진을 찍고 공연장을 나섰습니다.
카페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공연인지, 공연 장소의 새로운 시도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대기실이 없는 대부분의 대학로 극장과 달리 1층과 2층까지 카페 공간이기 때문에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다가 공연을 볼 수 있는 것도 커다란 혜택이라면 혜택이었네요.
카페는 나중에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습니다.
지금 커피 마시면 안 되니까, 그냥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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