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자 증류주 팔도유람
[도을단상] 3대의 전통주 만찬
삼대가 모여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꽃게탕을 끓이고, 이면수구이, 대하소금구이, 두부조림, 삼겹살 수육으로 안주를 삼고 김밥으로 식사를 대신하며 전통주를 나누어 마셨습니다.
오늘 함께한 우리 전통주는 진맥소주, 왕주, 섬진강 바람입니다. 식전주로 마신 22도의 진맥소주는 우리 가족 입맛에는 심심했습니다. 도수도 너무 낮고 향도 너무 약했다고 할까요 . 너무도 빨리 우리 삼부자의 희생양이 되었습니다.
두 번째 술은 왕주 25도. 백성이 왕인 나라에 어울리는 술입니다. 조선 궁중의 전통을 계승한 술이라는데, 도수도 적당하고 음식으로 번들거리는 입술과 입 속을 적당히 씻어내는 생강 향과 매운 맛과 마지막에 은은히 퍼지는 배향이 자연스레 다음 안주를 부르더군요.
마지막 술은 섬진강 바람 오크 40. 서실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 전통주의 오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증류주를 만드는 전통 장인의 입장에서는 오크 향이 나는 술이 하나의 도전 과제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흔히 발효시켜 담금주의 형태로 마시는 매실주를 증류주로 만든 술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청매실이 아니라 황매실로 술을 만들어서 향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무거운 나무향과 바닐라 노트보다는 매실의 맑고 깔끔한 여운이 더 느껴지는 술입니다. 높은 도수의 술로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커피와 후식으로 넘어가도록 부드럽게 리드하더군요.
후식은 농가에서 제가 직접 딴 방울토마토와 베트남 족제비똥으로 만든 위즐커피입니다. 카페인이 대부분 제거되어 저녁에 마셔도 크게 부담이 없는 커피입니다.
기깔나게 맛있게 저녁을 먹긴 했습니다만, 이 글이 끝나는 대로 저는 고무장갑을 껴야 합니다. 설 거지왕 도을을 부르는 청정도량 씽크를 향해 골고다의 언덕를 오르듯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아가는 슬리퍼가 이미 헤졌습니다. 흑!
꺼~억.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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