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인가 가수인가, 제 울음을 우는 파랑새
[도을단상] 파랑새 찾기 여행...논두렁음악회
파랑새를 찾는 이야기 다들 아시죠? 파랑새를 찾으러 온갖 곳을 돌아다니다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돌어오니 파랑새가 있더라는...
그런 길을 걸었습니다.
1년에 딱 한 달만 공개한다는 홍천 은행나무숲을 보겠다고 새벽같이 일어나 달려갔습니다만, 갑작스런 한파에 마지막 잎새 하나 남아 있지 않더군요.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를 찾아서 달렸습니다.
홍천은행나무는 한파에 벌거벗고 서 있는데, 1000년의 세월을 이고 선 반계리 은행나무는 아직도 청춘이십니다.
친구가 지난 주부터 초대한 논두렁 음악회 현장을 찾았습니다. 제 고향 고등학교 선배이자 농사를 짓는 농부 가수인 김백근 선배님이 16년 동안이나 가을걷이가 끝난 논두렁에서 음악회를 매년 개최하고 계시더군요.
3시부터 시작된 공연이 5시까지 계속되었는데 마지막 곡을 부르실 때 일진광풍이 불면서 갑자기 비가 쏟아졌습니다. 5분 정도 세상을 쓸어버릴 듯이 비가 내린 하늘 위로 쌍무지개가 뜨더군요.
농심이 천심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11월의 첫날, 찌르는 듯 따가운 가을 햇살로 시작하여, 쓸쓸한 바람을 부르고, 매정하게 빗줄기를 쏟아붓다가 미련인듯 희망의 쌍무지개를 띄우는 영험한 도사같은 농민가수 김백근의 논두렁 음악회를 시커먼 남자놈 다섯이 즐겼습니다.
추수가 끝난 논 위에서 비 맞으며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오로지 한 뜻 한 마음으로 제 울음을 울다 죽을 파랑새와 드디어 만났습니다.
오래 갈 것 같아요. 이 기억은.
내년에는 당신도 논두렁음악회에 참석하는 꿈을 꾸시길...
그러려면 우선 잘 자야 합니다.
그니까,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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