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도 기억날 우리의 맛
[도을단상] 아버지가 끓여주신 청국장
저녁에 올라와라~
먼 길 가는 아들이 한식을 한 동안 못 먹을 것을 염려한 아버지께서 청국장을 끓이고 전화를 주셨습니다.
집에서 전통주 한 병을 첑겨갔습니다. 오늘 부모님과 함께 한 술은 지평 소주입니다.
막걸리로 유명한 지평에서 만든 첫 번째 프리미엄 소주랍니다.
굉장히 순한 맛입니다. 아버지 첫 마디가 약하다는 말씀이셨죠. 증류주치고는 25도니까 약하기도 하지만 바나나 우유같은 밀키한 유제품의 향과 부드러운 목넘김이 있고 한참 후에야 약간의 타격감과 함께 쌀에서 배어나오는 은은한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보리와 수수까지 들어간 술이라고 하는데 살짝 지나가는 매운 맛과 고소함까지 느낀다면 고수겠지요?
기름기가 도는 고추장삼겹살과 같이 먹고 마시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6년차 전업주부인 아버지의 청국장 맛이 끝내주더군요. 어제 엄마의 병원 검사결과가 2022년보다 모든 면에서 수치가 좋아졌다고 기분이 좋으십니다.
요양원에 대한 공포와 거부감이 워낙 큰 부모님들에게 주변 사례를 들어가며 혹시나 있을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건강할 때에 미리 나눕니다. 수시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자주 하지요. 늙음과 죽음을 두려워하기 보다는 자연스러움으로 느끼시도록 일부러 더 자주 화제로 올립니다. 돌아가신 후에 우리가 어떻게 당신들을 기억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해드리고, 기대감에 흡족해 하십니다.
그와 별개로 이제는 슬슬 또 짐을 싸야합니다. 일요일과 대체공유일까지 이어지는 연휴지만 3월의 첫 날에 비행기를 탈 준비를 해야합니다.
올해는 제게 특별한 해이기에 주어진 날들을 특별히 잘 보내고 싶습니다.
그럴려면 잘 먹고 잘 자야합니다.
잘 먹었으니까 잘 자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