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을단상] 1996-2026, 영광의 30년

호모 라보란스에서 호모 루덴스로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1996-2026, 영광의 30년

오늘이 제가 사회생활을 한 지 정확하게 만30년을 채우는 마지막 날입니다.

교사의 꿈을 키우던 저는, 취업준비 과정에서 산업교육, 성인학습이라는 시장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취업이 잘 되던 시절이었지요. 평균 학점 3.82의 준수한 성적을 가진 저는 그러나 95년 2학기 내내 서류전형에서 연신 탈락헀습니다. 가족회의가 열렸죠. 학과 내에서 비운동권으로서는 처음으로 학생회장을 했을 뿐인데도 학생회 활동을 했다는 사실이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듯 하니 그 사실을 빼라는 것이었습니다.
96년으로 해도 바뀌었고 다른 친구들은 다 취업하고 혼자 남은 저로서도 초초했던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렇게 학생회장을 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8곳에 지원했는데 모두 합격했습니다.

면접까지 다 보고 최종적으로 저는 고등학교 교사로서 첫 출근을 하기로 한 날에 한국능률협회로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산업교육의 현장에서, 변화와 혁신의 일선에서, 기획자로, 통역자로, 강사로, 저자로 성장하면서 30년 동안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출근하기로 약속했던 바로 그 고등학교를 품고 있는 인덕학원에서 교수로 초빙을 해주셔서 30년 전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도 허락받을 수 있었습니다.

31년차의 첫 날인 3월 1일에 업무출장을 떠납니다만, 오늘을 마지막으로 제 삶의 무게중심을 이제 일에서 놀이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생계를 떠난 일이기에 주어진 일을 더 잘하고 싶습니다. 어떤 임계점을 넘으면 무엇이든 예술이 된다고 믿는 저이기에 예술적으로 맡은 바 역할을 하고자 의욕할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제 학습과 삶의 무게중심은 일이 아니라 놀이를 준비하고 실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려고 합니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이래 처음으로, 아담과 이브 이래 처음으로 인간이 노동으로부터 해방되는 역사가 우리 눈 앞에 와 있습니다. AX가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의 눈과 우리의 입은 노동 그 너머의 것을 보고 노동이 없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물어야 할 것입니다.

내일부터 저는 21세기 신인류인 호모 루덴스 흉내를 내면서 살고자 합니다.

어제 놀고 오늘 놀면 언제 노냐? ㅎ
그니까 오늘도 잘 놀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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