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에 서다

조개껍데기와 신뢰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원점에 서다

먹다보니 조개껍질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그 옛날 사람들의 화폐가 저리도 많이 쌓여있으니 안 먹어도 배가 부를텐데 먹기까지 했으니 정말 배가 부르더군요.


조개껍데기를 화폐로 사용한 사실은 인류가 어떻게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는가를 웅변합니다.

그것은 바로 '신뢰'입니다.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신뢰하는 것은 신뢰가 아니라 거래이다. 신뢰해도 되는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우선 먼저 믿어주는 것, 그것이 신뢰다..라고 말이죠.


조개껍데기에 교환의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

상대방이 건네주는 조개 껍데기 몇 개에 내가 가진 현물을 내어주는 것.

무엇보다도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때에라도 조개를 화폐로 운영하는 그 시스템을 믿는 것.


선거가 끝났습니다.

실제 후보자들의 역량과 인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 채 우리들이 던진 어림잡음의 계수가 모두 끝났습니다.


이 표의 교환에 가치가 있다고 믿는 것.

후보들이 던지는 공약 몇 가지에 내가 가진 권리를 대신 발휘하도록 권한을 내어주는 것.

무엇보다도 당선된 이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수 없는 때에라도 선거를 통해 민의를 확인하는 그 시스템을 믿는 것.


우리는 그렇게, 지금도 만물의 영장입니다.

조개 껍데기를 보며 신뢰의 원점, 우리가 우리를 믿어야 한다는 그 원점에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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