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도을일기

부모님과의 만찬..오늘따라 유난히..

전통주와 함께 하는 3대의 만찬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부모님과의 만찬..오늘따라 유난히..

부모님들과의 식사는 가급적 집에서 합니다. 외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래도 면역력이 떨어질 수 있어서 마음 편하게 집에서 주로 뵙습니다.


전라도식 돼지호박찌개와 와인수육, 가자미구이를 곁들여 식사를 했습니다.

엄마는 얼굴에 살이 좀 오르고 허리에도 힘이 들어가는 모습이 완연한데, 아버지가 종 마르는 듯 해서 식사를 어느 정도 한 다음에 반주를 드립니다. 술 먼저 드시면 밥을 잘 안 드시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찌개 두 그릇에 밥 한 공기를 다 드시고도 와인수육과 수박에 냉커피까지 배부르게 드시고 가셨네요.


부모님과 함께 마신 38번째 전통주는 이도 25°입니다. 우리가족이 지금까지 마신 전통주 가운데 탑3 안에 들어가는 이도 42도와 32도는 마셔보았는데 오늘은 25도입니다.


유기농쌀과 지하암반수에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N9 효모를 넣어 만든 발효원주를 감압식 증류를 하고 물을 섞어 도수를 맞춘 상태에서 1년 동안 숙성을 해서 완성합니다.


아는 맛. 그 아는 맛에 대한 기대를 안고 술을 머금으면 구수한 쌀 향이 혀끝부터 달짝지근한 감칠맛을 선봉에 세우고 밀려들어옵니다. 부드럽게 넘어가고는 깔끔하게 뒤도 안 돌아보고 사라져 갑니다.


이 술은 고기와 잘 어울립니다. 두툼한 와인수육 한 점에 무우와 양파 초절임을 한 장 얹고 파절이를 얹어 한 입에 넣으면 그 뿌듯한 육감에, 새초롬한 미감에, 알싸한 투정까지도 얼마나 이쁘기만 한지..깨물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씹고 깨물게 되지요.


훈민정음 창제년인 세종25년을 기념하는 이도 25°와 함께한 8월의 첫 가족만찬이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오실 때 한 짐 싸오신 호박이며 상추며 가지 등속의 야채를 베이스로 또 음식을 해서 식사를 하겠지요. 운동을 핑계로 이 무더위에도 매일 텃밭에 들러 채소며 푸성귀를 챙기는 것은 그로 인해 자손들을 한 번 더 볼 수 있을까 하는 소망이, 뜨거운 햇살 받으며 그 밭에서 함께 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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