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도을일기

좋은 일 하나, 웃긴 일 하나

매너리즘...그 루틴의 역설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좋은 일 하나, 웃긴 일 하나

퇴근하고 대학로로 달려갑니다.

아주 재미있게 본 기억의 숲의 재관람인데 배우들이 다른 캐스팅이라 기대가 컸죠.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서울역에서 4호선을 탔는데 양쪽 핑크석 2자리에 모두 임산부 여성이 앉아 있는 것이 아닙니까.

아름다운 엄마들이 엄마를 위한 자리에 앉아 가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습니다.

처음 봤습니다.

제 경험을 100이라고 보면 남성들이 핑크석에 앉은 경우가 3정도 였습니다. 나머지 97은 임신한 적이 있거나 임신할 가능성이 있지만 다소 몰지각하거나 몰염치한 여성들이었죠.

그래서 저는 속으로는 핑크석 폐지론자 내지는 무용론자였는데 오늘 아름다운 임산부들이 앉아서 편히 가는 모습을 보니 암튼 너무 보기 좋네요.


훈훈한 마음으로 티켓박스에 도착하니 6시 30분. 표를 받고 날이 더우니 냉면 한 그릇 하기로 하고 비빔냉면과 물냉면을 시켜서 맛나게 후루룩 호로록~

7시 10분에 자리에서 일어나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보통 15분 전부터 입장이 되니까 기가 막힌 시간 안배였죠.


엘리베이터를 내려 입구의 캐스팅보드를 찍고 돌아서는데 친절한 극장 직원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저희가 7시 공연이고 지연입장이 7시 10분 마감이라 입장이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둘이 멋쩍은 얼굴로 내려오는데 얼마나 웃기던지요.

어이없다는 듯이 웃으며 생각해보니 우리들의 매너리즘이 드디어 사고로 터진 셈이네요. 항상 극장위치와 시간을 확인하고 다녔는데 어느새 대학로에 대해서는 꽉 잡고 있다는 건방이 생겼나봅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저녁식사도 했으니 얼른 집에가서 문어발에 칭따오로 시원하게 맥주나 한 잔 하자.아, 그거 좋은 생각이다 죽이 잘 맞는 철부지 둘이서 킥킥대며 서울역을 지나갑니다.^&^


기억의 숲.

언젠가 꼭 다시 보고 말거야..

난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구..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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