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0초 리뷰

영국 린고씨어터 장화신은 고양이

마케팅의 실패, 그리고 배우의 분투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영국 린고씨어터 장화신은 고양이

혹시 동화 장화신은 고양이를 읽은 적이 있으신가요?


흔히 불후의 명작이라는 이른바 고전이 되기 위해서는 2가지의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고 합니다.

1. 누구나 다 안다.

2. 실제로 읽어 본 사람이 극히 적다. ^&^


이 연극을 보기 위해서 난생 처음으로 동화 장화신은 고양이를 찾아 읽었습니다. 그 바람에 이 작품은 고전의 지위를 잃었죠.ㅋ


영국에서 동화를 아주 기가 막히게 잘 풀어낸다는 린고씨어터의 작품이 처음으로 한국에서 공연이 되는 만큼 기대가 컸습니다.


객석의 만족도는 컸습니다만, 무대의 만족도는 그렇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관객의 수가 너무 적더군요. 덕분에 저는 로얄석에 앉아서 1대1일 동화구연을 듣는 듯이 행복했지요.


아마도 기획의 실패인 것 같은데요.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 기념' 으로,

어린이 전용극장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 극장에서,

영국 린고씨어터의 '1인극' 작품을,

'영어'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이 공연의 마케팅 포인트입니다.


제가 본 느낌으로는 이 작품은 오히려 성인을 타겟으로 해도 충분할 정도의 극적 완성도와 무대예술과 배우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작가이자 예술감독이자 1인극의 주인공인 패트릭 린치의 섬세한 연기와 소품들과 무대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보기에는 1인극이라 캐릭터의 전환을 따라가는데 분명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아이들이 영어로 듣기에는 대사량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평일 오전 11시와 오후2시라는 공연 시간대는 성인관객을 초토화하고, 아빠도 없이 자기보다 영어를 더 잘 하는 아이를 데리고 극장에 와야하는 엄마를 무력화하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입니다.


어설프게 영어를 알아듣는 성인인 제가 보기에는 너무 좋았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말인데 할인티켓이 많으니 영어울렁증이 있는 성인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주말에 저 멋진 배우와 핸디크래프트 인형인 고양이, 놀라운 소품들을 보러 가 보시기를 권합니다.

평일에 시간이 되신다면 미리 1인극이라는 것과 내용을 설명해 주고 아이와 함께 가서 보면 좋을 것 같네요.


한 달 동안의 내한공연이 끝나고 저 훌륭한 배우 패트릭 린치가...정말 외로웠노라고...매일 집에 가고 싶었다고..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플라워(밀가루)만 매번 뒤집어 쓰는 그에게 저 한 사람이 진심으로 보내는 마음의 플라워(꽂)를 보내고 싶습니다.


패트릭 린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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