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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을 임해성 Sep 26. 2023

<도을단상> 내가 버리는 이 없게 하소서..

손 내밀어 악수를 청하는 이유

<도을단상> 내가 버리는 이 없게 하소서..

조조가 그랬다죠.

 "내가 천하 사람들을 저버릴 지언정, 천하 사람들이 나를 저버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추석이 되면 정말로 한 해가 끝나는 느낌입니다.

프로젝트의 속성상 3~4개월 선행하는 지라 실제로도 추석 무렵이 되면 연말까지의 결실이 거의 다 결정이 됩니다.  


2007년 창업 이래 12월 20일경부터 이듬해 1월초까지 장기휴가를 매년 보낼 수 있었던 것도 다 보살펴 주신 분들 덕분이지요.


그런 감사의 마음을 담아 메시지를 보냅니다.

나름 정색을 하고 정중하게 표현을 다듬습니다.

그 만큼 형식적이라고 느껴질 지도 모릅니다.


명절 무렵이면 오기도 하고 가기도 하고, 여행이나 출장으로 부재중일수도 있고, 집에만 있을 수도 있고, 반갑게 맞아줄 수도 있고, 가뭇 없이 쓰레기통에 버려질 수도 있는 메시지이지만 매년 우직하게 보냅니다.


주소록을 볼 때마다

심장이 뛰며 반가운 이름, 누구더라? 가물가물한 이름, 요녀석!괘씸한 이름,

한시도 잊은 적 없이 미운 이름들이 제 나름의 사연을 안고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한 사람, 한 사람 다가옵니다.


그래도 손 내밀자...

내가 버린 사람은 없게 하자...


세상 사람들이 나를 버리게 하는 것이 내가 사람들을 버리는 것보다는 마음이 편한 소시민인지라, 한 사람 먼저 버리지 않고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리고는 또 한 시절을, 한 세월을, 한 십 년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낸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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