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세대의 막내로서 직장생활을 30년 가까이 하면서 오랫동안 가슴 속에 품어온 질문이 있었습니다.
87년 직선제 쟁취 이후로 정치와 사회의 전반에서 독재와 권위주의를 청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로도 한 세대동안 기업이나 조직의 위계질서나 권위주의체제는 왜 이리 공고하며 우리 세대는 왜 그런 현실을 바꾸어 내지 못하는가.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워크 스마트'를 강의하면서 수평적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의 개선, 의사결정구조인 코퍼레이트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지난 30년 가까운 저의 컨설팅 인생은 이 언발란스를 생활과 조직의 차원에서의 민주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까?와 관련된 오랜 질문에 대한 나름의 답변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시간은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어주었습니다. 머리와 이성으로 강박하듯 민주화에 집착했던 우리 세대는 막상 목구멍을 위협하는 강압적인 명령이나 규율이 아직은 우리의 삶의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그게 익숙하기도 했고 편하기도 했을 테지요.
다행히 우리 아이들 세대는 강한 규율이나 강압적인 명령에 굴하지 않습니다. 그들의 자란 환경이 우선 그렇지 않았기에 규율이나 강압이 익숙하지 않고 불편했던 것이겠지요.
제가요?이걸요?왜요?
이 질문에 우리 세대는 익숙하지 않고 불편합니다. 우리 자신이 규율이나 강압적 명령의 환경 속에서 컸기 때문에 우선 저런 질문의 경험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죠.
네가 이 일을 왜 해야하는가?는 제대로 된 일을, 팀으로 수행해야 하는 오늘날의 업무환경 속에서 가장 먼저 주어져야 할 대답입니다.
올바른 질문이 올바른 해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몹시도 반갑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직장내 의사결정의 민주화는 효율성을 해치고, 어쩌면 효과성에도 의문이 생길지도 모르는 위험한 시도라는 논리적인 의혹이 생기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그래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의 민주화는 그러한 의혹과 의문에 대한 현실적인 대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DX가 직장내 민주화와 거버넌스에 크게 공헌할 것입니다. 애쓰지(ESG) 않아도 지속이(GSE)되는 방식은 역시 거버넌스에서 시작하는 것이고, DATA에 기반한 것이면 더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