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식민지를 자처할만큼 적극적으로 미국과의 동맹강화와 자유진영의 동북아 맹주 자리를 노리는 일본이지만 정치는 정치, 경제는 경제, 한 바구니에 모든 것을 담지는 않습니다.
유럽 제국들도 같은 모습입니다.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듯 하지만 중국의 손을 놓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는 그런 외교外交의 기술이 보이지 않습니다. 외국과 사귀는 기술은 궁극적으로는 자국의 핵심이익에 맞닿아 있어야 합니다.
중국이 중간재 생산과 수출을 확대하는 등 산업 구조에 변화가 생기면서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입지가 빠르게 좁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죠.
이러다간 우리나라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그리고 일부 대기업들도 글로벌SCM에서 재편되는 것이 아니라 제외되는 것이 아닐까 싶은 공포감이 밀려옵니다.
과거 세계 무역시장에서 중국은 외국산 중간재를 단순 가공하는 역할만 했습니다. 한국 중간재를 수입해 가공하는 식이죠. 그러나 최근 중국이 자체적으로 중간재를 생산하고 제품 수출을 확대하면서 한국 기업은 주요 공급망에서 멀어지고 있습니다. 오히려 한국으로 중국산 중간재 수출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중국이 전 세계에서 수입한 중간재 비중은 45.1%로, 2016년 대비 8.4% 포인트 하락했지만,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중간재의 비중은 2016년 27.3%에서 지난해 31.3%로 확대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