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0초 리뷰

크리미널

사적보복 금지를 넘어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크리미널

여름밤에 맛난 안주와 시원한 맥주 앞에 놓고 스릴러나 공포물 한 편 땡겨줘야 계절에 대한 예의죠.


한 여름은 아니지만 그런 심정으로 퇴근 후 대학로로 달려가는 전철 위에 사뿐히 올랐습니다.


120분 동안이나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며 몰입하게 만드는 크리미널은 단 한 번의 무대전환이 없습니다. 배우들이 드나드는 경우도 없죠.

4명의 배우들이 산장 안에서 추리를 해 가면서 97년의 강간사건과 2002년의 피해자 자살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정체와 그들이 벌인 행동의 전모를 드러냅니다.


복수.

복수를 당할만큼 나쁜 짓을 한 자들의 크리미널인지,

복수를 실행할만큼 억울함을 당한 이들의 크리미널인지.

사적보복이 금지된 현실 속에서 벌어지는 가상의 복수극에 우리는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겠지요.


혜화동 가로등 아래서 독야청청 푸른 벽을 배경으로 크게 남에게 척짓지 않고 살았음을 안도하면서 한 컷 찍고 현실로 돌아가는 열차에 오릅니다.


1시간 후.

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마른 목젓을 타고 내리는 알콜향의 비릿함으로 알게 되겠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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