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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0초 리뷰

<도을단상> 466. 뮤지컬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타인이 인연이 되기까지

by 도을 임해성

<도을단상> 466. 뮤지컬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불편한 편의점을 만든 극단이 비슷한 분위기의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뮤지컬로 올렸네요.


빨래방 한 켠에 놓여있는 녹색 다이어리에 생각없이 고민이나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적어놓은 글에 다른 이웃들이 댓글을 달면서 타인이 인연이 되어가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제가 대학을 다닐 무렵에는 과 학생회실에 빈 노트 한 권이 놓여 있었고 정말로 이 뮤지컬에서 처럼 이야기들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식으로 이어지곤 했죠.

누구나 적을 수 있었고, 누구나 볼 수 있었기에 그야말로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손 때가 묻어나곤 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생각노트가 제가 50평생 동안 보았던, 악성댓글이 없는 단 하나의 소통수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넘버가 좀 적은 느낌이 있었지만 노래들이 좋았고, 뻔한 해피엔딩이었지만 서민들에겐 저런 위로가 필요합니다.


다들 신산스럽지만 제 생각에는 기러기아빠가 제일 불쌍하더군요.

아이가 혼자 유학을 하는 것과 아빠가 혼자 뒷바라지를 하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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