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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ven Jul 18. 2020

선택적 불매운동에 대한 분석가로서의 입장

'동물의 숲'은 없어서 못판다는데 무슨 불매성과냐구요?

2020년 7월 1일이 불매운동 1주년이었다. 

뭔가 기념이라도 된 것처럼 '1주년'이라는 말로 회자되는 것도 조금 이상한 느낌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1년이 되었고, 1년이 된 덕에 여러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다.


뭐 그렇게까지... 라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방송탄다는 생각에 신나서 인터뷰를 하기는 했는데

후에 온라인 지면 기사로 나간 내용에 댓글을 보다가 몇 가지 하고 싶은 얘기가 떠올라서

무작정 컴퓨터를 켰다.


주로 반박하는 주제는 '선택적 불매'에 대한 질타였다.


소위 '동물의 숲'은 그렇게 잘 팔린다던데 무슨 불매 성과냐!! 하는 내용이었다.

굳이 동물의 숲을 예로 들지 않아도 최근 일본 게임은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렸었으니까.

꽤 그럴만도 하다.



그런데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선택적 불매'가 정말 지탄 받아야 할 얘기인지.

소비의 이중성, 더 나아가서는 겉으로는 불매를 외치면서 뒤에서는 일본 제품 사는 것 아니냐는

반대 여론이 현 시점에서 정말 지적해야 하는 문제인 것인지.


물론 일본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싸그리 불매하는 행동을 보여주었다면

더 큰 파급력이 있었겠지. 그리고 스스로의 자부심도 대단했겠지.


그런데 어떤 소비에서도 전방위적인 불매운동이 한 번에 일어날수는 없다.

지금까지의 불매운동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는, 과거의 어떤 불매운동도 지금과 같지 않아서이다.


예전과 다른 지점은 이렇다.


01. 언론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02. 10대들도 대거 참여했다.

03. 꽤 오랜기간 지속되었다.

04. 시민단체 주도가 아닌, 일반시민 주도로 이뤄졌다.

05.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 조직적이었다.

06. 서로를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 않았다.


등등.


이런 차이점이 생긴 것만으로 시대가 변했다는 것에 대한 암시다.


일본과 관련된 전 상품을 불매하는 것이 맞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제 비로소 이렇게 비폭력 투쟁처럼 승화된 불매운동을 다르게 보고 칭송할 일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어떤 불매도 단번에 모든 상품에 대한 불매로 이어질 수 없다.

불매는 나에게 가장 가까운 것 중에서 당분간은 없어도 지낼만한 제품에 대해 시작되는 것이 맞다.


최근 1년 동안의 불매는 이제 시작된 하나의 변화다.

즉, 선택적 불매라고 해서 마냥 비난할 일만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단 몇가지 상품군에서도 한시적으로 소비를 멈췄고, 그것이 자발적이었고,

여전히 회복되고 있지 않다는 것에 주목해야 하며, 또한 그게 일본 전체에 대한 부정 여론 형성이 아닌

충분한 이성적인 판단에 기반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불매는 (이렇게 1년이 흘렀다면) 소비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사회운동 관점에서 이해되기 전에 말이다.


그냥,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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