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만큼 책도 재밌다

서평 : [서울 자가에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합본호]

by 히천

오늘 소개할 책은 최근 드라마로도 유명했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합본호이다.

1) 김 부장 편, 2) 정 대리, 권 사원 편 3) 송 과장 편 이렇게 총 3권이 합쳐져 있다.


사실 이 책은 이미 한 번 군대에서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직장인이 되어 회사의 단편적인 모습을 조금이라도 알게 된 지금, 그때보다 훨씬 책에 몰입이 잘 됐을 뿐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시간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김 부장을 보면서는 그가 진급누락 하나도 없이 부장이라는 직급을 달기 위해 했던 고생도 보였지만, 다소 권위적인 모습을 보며 회사의 몇몇 사람들이 겹쳐 보였다. 또 나와 비슷한 나이, 직급(연차는 좀 더 높지만..)의 권 사원을 보면서는 공감이 많이 되었고, 정 대리를 보면서는 저렇게는 살면 안 되겠다, 송 과장을 보면서는 저런 선배가 있으면 너무 좋겠다/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같은 생각들을 했다.


취업을 하고 나서 커리어, 재테크, 결혼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들을 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내 삶의 방향성을 정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아파트는 이미 다듬어진 보석이고, 땅은 다듬어지기 전의 원석이다. 원석은 알아보기가 힘들다. 본질을 깊숙이 꿰뚫어보려고 집요하게 몰입하는 자만이 원석을 알아볼 수 있다."


삶을 돌이켜보면 나에게 도움이 되거나 이로운 일은 대체로 하기 힘들 때가 많다. 일찍 일어나는 것, 운동하는 것, 규칙적이고 건강한 식사를 하는 것 등등.. 누구나 할 수 없기에 이러한 행동들이 더욱 의미를 갖고, 또 타인과 나를 구분하는 차별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생 길게 보고 살아가보자.



"기분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지만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것은 결국 나를 성찰하는 일이다. 소비에 있어 스스로를 통제할수록 나는 더 자유로워진다."


자취를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물품들을 알아보다가, 결국 매일 쓸만한 것이 아니면 구입하지 않았다. 돈도 문제지만, 나중에 이사할 때 물건이 너무 많으면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이 없는 물건과 꼭 필요한 물건을 구분하는 건, 요즘같은 풍요로운 세상에서 꼭 갖춰야 할 능력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모든 꽃은 각각 피는 계절이 있다."


20대를 방구석에서 날린 송 과장은 현재 부동산 투자로 성공하여 서울에 자가를 가진 사람이 되었다. 순간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길게 보고 살아가자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된다



"'천만 원이 갑자기 생긴다면 무얼 할까. 아마도 차를 바꿀 고민을 하겠지. 억 단위 돈이 갑자기 생긴다면 무얼 할까. 아마도 더 좋은 집으로 이사할 고민을 하겠지. 결국 집인가.'"


결국 대한민국은 부동산인데.. 아직 시드가 부족하다 보니 관심이 덜 가는 것 같다. 책을 읽든 뭘 하든 부동산 공부를 해야겠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고1 때 무슨 과목을 하고, 고2 때는 무슨 과목을 하고, 수능을 보고 점수에 따라 진학을 하는 그런 정해진 코스가 없다."


회사에서 일을 하며 가장 크게 체감되는 부분이다. 사실 공부는 시험을 보면 점수가 나왔기에 내 실력을 진단할 수 있었고, 어느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도 비교적 명확한 편이었다. 하지만 업무의 경우 내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더 잘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아직은 잘 보이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하며 계속 신경써야 할 부분인 것 같다.



"돈이 인생의 대부분을 일만 하다가 끝나게 만든다. 돈 때문에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 돈 때문에 배가 고파야 한다. 돈 때문에 추위에 떨어야 한다. 그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돈 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이유는 돈이 곧 나와 내 가족의 삶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월급을 받아보니 더더욱 재테크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카드를 주고 물건을 받는 강렬한 이 자극이 없으면 나는 살 수가 없는 사람인가?
사회적으로 성공한 것도 아니다. 매달 수천 만원을 버는 것도 아니다. SNS에는 나보다 화려하고 나보다 부자인 사람이 너무 많다. 나는 애매하고 어중간하다.
이런 것들을 만회하기 위해 나는 카드를 쓰고 있었던가? 명품들을 사고 있었던가?
남들보다 행복하지 못해 행복하지 않다.
나의 행복을 보여주지 못해 행복하지 않다.
나의 행복을 아무도 알아주지 못해 행복하지 않다. 행복이 뭐지? 행복은 어디에 있는 거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욜로족에, 항상 남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소비했던 정 대리의 첫 깨달음이다. 요새 이사를 하면서 느낀 건데, 소비에는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 하나를 사면 또 다른 물품이 눈에 들어오는 식이었기 때문에 '이게 꼭 나에게 필요한가?'를 계속 생각했던 것 같다. 또 남들에게 보여지는 행복보다는 나만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이 구절을 읽으며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




"정 대리, 어릴 때 부모님이 남들하고 비교하면 어땠어?" "진짜 싫었죠, 그건 왜요?"
"남들과 비교당하는 거 싫어했으면서 왜 지금은 본인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그건...."


계속해서 학교 동기들과 비교하고 정해져 있는 길만을 가려 했다면, 공대 나와서 마케팅을 하는 지금의 내 모습은 없었을 것이다. 남들의 비교는 무례하다 여기면서도, 우리는 습관적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을 비교한다. 왜 스스로에게 무례를 범하는 걸까?



"연애를 할 때는 사랑의 결실이 결혼인 것 같지만, 실제로 그 결혼은 사랑에 현실이 더해진 시작점이다. 마치 취업준비생들한테는 취업이 모든 게 끝인 것 같지만, 혹독하면서 허무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결혼해 자녀가 있는 회사 선배들을 보고 있자면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이 더욱 체감된다. 결혼에 너무 환상을 갖거나 '꼭 이때 해야지'라는 강박을 갖는 대신, 신중하고 냉정하게 결정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김 부장 팀의 막내 권 사원은 올해 3년차 사원이다. 눈물 나는 취업준비생 시절을 거쳐 대기업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는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다. 그런 권 사원이 회사에서 웃음을 잃는 데는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중략) 일을 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이제는 헷갈리기 시작한다."


아직 3년이 아닌 3달차이지만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것 같다.. 어떻게 회사를 2-30년씩 다니는지도, 어떻게 해야 일을 잘하는 것인지도 아직은 모르겠다. 웃음은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데 참 쉽지 않다.



"모든 선택에는 후회가 따르기 마련인데 애초에가 후회를 할 필요가 없어. 아무도 답을 모르거든."


그렇다. 우리는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만, 사실 우리가 그걸 했을 때의 결과는 알 수 없다. 아마 우리의 생각보다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95프로 이상일 거다. 후회 대신 자아성찰을 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배우려는 사람이냐,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냐, 이 둘의 차이는 엄청난 거야. (중략) 김 부장은 어디에 해당되는지 잘 생각해봐. 모르는 건 창피한 게 아니야. 모르는데 아는 척하는 게 창피한 거지.""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걸 인정하고 다른 사람에게 배울지, 아니면 아는 척하면서 발전하지 않을지는 본인의 선택이다. 그 선택에 따라 인생의 항로가 바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김 부장은 가족에게 참 관심이 없었다. 어떤 남편인지, 어떤 아빠인지, 어떤 팀장인지 그들의 시선에서 자신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모르는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쓰면서도, 정작 내가 소중하게 대해야 할 사람들은 함부로 대하는 것을 많이 본다. 나도 그렇지는 않을까 반성해본다.


"팀장은 리더야. 보고서에는 팀원의 다양한 의견들이 담겨 있어야 해. 팀장이 전부 필터링해버리면 그건 팀 보고서가 아니지. 리더는 자신이 돋보이기보다는 구성원둘이 돋보이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사람이야. 팀원일 때는 우사인 볼트여도 상관없지만 팀장이 되면 히딩크같은 감독이 되어야지."


조직에서의 역할이 달라짐에 따라 개인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자연스레 바뀐다. 그걸 이해하지 못한 김 부장은 결국 도태되어 지방으로 좌천되었다. '하던 대로' 관성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생각하며 변화해야 함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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