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맥스 Max Nov 23. 2019

가장 혁신적인 것이 혁신은 아니다.

유니크(Unique)와 유니콘(Unicorn)

600여 명이 모여 소셜벤처와 임팩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던 2019 임팩트 데모데이우리가 해야 할 일은 결국 Innovation을 통한 system change라는 이재웅 대표님의 클로징 키노트 스피치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비전을 갖고 설립된 sopoong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임팩트 투자회사다. 미국에서 임팩트 투자라는 말이 정립되던 해와 같은 2008년 Daum의 창업자였던 이재웅 대표님에 의해 설립되었다.


오늘 키노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혁신적인 것(Innovative)과 혁신(Innovation)은 구분되어야 한다는 이재웅 대표님의 메시지.


'혁신적인 것'이라 부를 수 있는 아이디어, 비즈니스들은 많지만 결국에 현상유지(status quo)를 넘어서 시스템(system)을 바꾸는 것이 진정한 '혁신'이다. 혁신적인 것에 머무르지 말고, 혁신으로 나아가자

혁신적인 것과 실제 혁신을 구분해서 볼 때, 비로소 우리는 그간 만들어온 것에 대해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지금까지 나는 혁신에 대해 논할 때, 혁신적인 것과 실제 혁신을 혼동했던 것 같다. 사실 극초기 창업팀에 투자를 하다 보면 혁신적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를 일상적으로 마주한다. 그러다 보니 혁신적인 생각, 접근을 마주할 때면 묘하게 흥분이 된다. 자연스럽게 자체의 혁신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왔던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새롭고이전과는 다른 차별점을 제시하는 혁신적인 성격이 아니라 다수에게 확산시켜 사회 전체의 구조체계를 바꿔내는 혁신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이재웅 대표님의 메시지는 강력하게 다가왔다.  


sopoong 식으로 정리하면...

유니크(Unique)하다는 것은 혁신적(Innovative)이라는 것이고, 유니콘(Unicorn)이 되었다는 것은 혁신(Innovation)을 만든 것이다.



이제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하는 것에서 머무르지 않고 혁신을 만들어내었느냐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일을 하거나 그 일을 돕고 있다보면 실제 그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지가 아니라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는 것 자체에 만족하고 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번 임팩트 데모데이에서 선보인 팀들은 총 11팀. 이들은 아직 '혁신'이 아니다. 이들은 '혁신적인' 것이었다. 물론 혁신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혁신성'이 담보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혁신적인 것에 머물러서는 실제 system change를 만들어낼 수는 없을 터. 혁신과 혁신적인 것에 대한 이 날카로운 분석과 구분은 앞으로 나와 sopoong에서 임팩트 비즈니스, 소셜벤처들에 투자하며 이정표로 삼게 될 것 같다.  


2020의 sopoong는 현상유지(status quo)를 넘어서, 혁신적인 것(innovative)에 머무르지 않고, 혁신을 완성하는 투자사가 되길 소망한다. sopoong와 여러 파트너들이 함께 혁신을 만들어나가면 좋겠다.





'유니크에서 유니콘으로'라는 주제로 임팩트 데모데이를 진행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 통상 법인 조차 없거나 설립 1년 이내의 극초기 팀에 투자하다 보니 이들이 Unicorn으로 성장하는 데에 소요되는 10년이라는 시간이 참으로 길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당장의 임팩트는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빠져들 때도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간 40여 팀에 투자하면 깨달은 교훈은 모든 Unicorn은 Unique 하다는 것이었다. 아직 내가 투자한 곳들 중에서 Unicorn은 나오지 않았지만, 그 가능성이 보이는 곳들은 모두 Unique 한 곳들이었다. 유니콘의 뿔은 Unique라는 것이 나와 동료들의 결론이다.


설립 11년 차를 맞이한 sopoong 내부적으로 우리가 만들어낸 임팩트가 정말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도 있었다. 특히, 2020년을 준비하며 요 근래는 생각이 많은 시기였다. 외부적으로 지난 2~3년 동안 한국 소셜벤처/임팩트 투자계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사람도, 자금도, 관심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있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바야흐로 소셜벤처와 임팩트 투자의 원년이 아닌가 할 정도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10년 차를 맞이한 sopoong의 미래는 물론이고 앞으로 어떤 투자와 생태계를 만들어나가야 하는지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내가 이재웅 대표님을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sopoong가 설립되기 직전이었다. 당시에 나는 넥스터스(Nexters)라고 하는 '사회적 기업 창업 및 프로젝트' 단체를 창업해서 운영하고 있었기에 sopoong가 설립된 다는 것도, Daum의 창업자가 소셜벤처 투자와 육성에 뛰어든다는 사실에도 다소 흥분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에 나는 대학 졸업 후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기에 sopoong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다시 sopoong와 이어진 것은 2012년, 내가 위즈돔(wisdome)을 창업하면서였다. 막무가내로 이재웅 대표님을 찾아가서 투자를 해달라고 했던 나의 무모한 시도는 실제 투자로 이어졌고, 2015년 12월부터는 sopoong로 적을 옮겨서 초기 소셜벤처 투자/육성을 하게 되었다.


이재웅 대표님과 종종 말씀도 나누고, 때론 술잔도 기울이며 sopoong의 목적과 임팩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온 것은 횟수로는 총 10년이 되었고, 내가 sopoong 대표로 일한 것은 이제 4년이 되었다.


2019 임팩트 데모데이를 함께한 '혁신적인 팀'들과 sopoong 임직원들!


현직 sopoong의 임직원과 지난 2008년 sopoong를 설립한 창업자가 한 자리 모여, 임팩트와 시스템, 그리고 혁신에 대해 함께 논의한 그 순간은 참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p.s

#1

2019 임팩트 데모데이의 메시지와 내용을 시사저널에서 잘 정리해주셨다.

http://www.sisajournal-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9453


#2

Naver 사전에서 status quo를 검색하면... 이재웅 대표님이 YBM의 예문으로 나온다. 웃픈데 좀 멋지다!!!!

https://endic.naver.com/enkrEntry.nhn?sLn=kr&entryId=c82be646e8104a5792d117fb2d0a2415&query=status+quo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