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근원
2150년, 지구의 기록은 대부분 소실되었다.
AI 데이터 아카이브에 남아 있는 건
이 시대 인간들이 마지막으로 했던 단 하나의 질문뿐이었다.
“생명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인류는 한 세기 동안
우주의 모든 곳에서 물을 찾았다.
물만 찾으면 생명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나사는 그 믿음에 거의 중독되어 있었다.
어떤 행성의 표면에서 얼음을 발견하기만 해도
신문은 대서특필했고,
정부는 예산을 퍼부었다.
하지만 2018년 겨울,
미국 나사의 한 연구원이
밥을 먹다가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물이 아니라… 소금 아닌가?”
인류는 물을 찾았지만
정작 생명의 ‘맛’은 찾지 못했다.
그 연구원은 인간을 한없이 단순하게 이해했다.
물은 맛이 없다.
가장 맛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생명은 물 위에 떠 있다.
그렇다면 생명이 스스로를 ‘느끼는’ 감각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가?
소금이었다.
나트륨이었다.
모든 생명체는 나트륨의 전기적 움직임으로 살아 있었다.
그는 가설을 세웠다.
“물이 아니라, 나트륨을 찾아야 한다.”
그 발상은 처음엔 사내 농담처럼 취급되었다.
하지만 AI는 농담을 기록한다.
AI는 농담을 버리지 않는다.
2043년,
나사의 AI 분석팀은
‘나트륨 반응 신호’를 잡아내기 시작했다.
먼 은하의 미세한 스펙트럼에서
물의 흔적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확실하게 반응하는 패턴이었다.
2050년,
인류 최초로 생명 가능 행성이 발표되었고
그 별의 이름은
Na-01로 불렸다.
연구원은 퇴직 직전,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물이 아니라, 맛이다.”
생명이란 결국, 맛을 가진 물이었다.
전기를 띤 소금물이었다.
우리는 늘 물을 마시며 살아왔다고 믿었지만
사실은 소금을 마시며 살아온 셈이었다.
그리고 2150년,
AI는 오래된 논문을 다시 펼쳐들고
마지막 남은 질문을 되뇌었다.
“생명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AI는 잠시 침묵한 뒤
기록을 위해 단 한 줄을 남겼다.
“소금에서.
그리고… 그 소금을 욕망한 작은 입맛에서.”
“가장 맛없는 것은 물이고,
가장 맛있는 것은 소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