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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이 Sep 30. 2023

Small Talk


Good morning. How are you?

 - I'm fine, thank you. And you?

I'm fine, too. Have a nice day.

 - You too.


이렇게 이어지는 교과서적 대화는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상대가 나와 대화를 시작할 의사가 있는지, 기본 대화 외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예상도 해야 한다. 나는 상대가 과연 나와 말을 섞고 싶을까 생각이 들어 먼저 말 걸기가 주저하게 된다.



꼬마가 커뮤니티 캠프에 다닐 땐  좀 더 쉬웠다. 보호자와 아이가 함께 한 줄로 서서 기다렸기 때문에 내 앞이나 뒤에 줄 서 있던 사람에게 쉽게 말을 걸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이들은 출입문 앞에 줄을 서있고, 보호자들은 몇 미터 떨어져 아이를 지켜보고 있는터라 자연스러운 대화가 어렵게 느껴진다. 사실 그것보다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미 견고해 보이는 그들만의 커뮤니티일 것이다. 아이가 들어간 반은 1, 2학년 통합학년이라 작년에 같은 학교에 있었던 부모들은 그들끼리 이미 아는 사이라, 또 1학년은 1학년대로 작년 유치원에서 함께 보내며 아이와 부모들도 알게 된 터라 완전히 이 학교에 처음인 나와 아이는 외톨이 같다.




이런 나에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사람들은, 내가 중국인이라고 생각한 중국인들. 신기하게도 한국사람들은 먼저 'Are you Korean?'이라고 물어보거나, 누군가와 한국말을 하는 것을 듣고서는 한국말을 시작하지만 중국인들은 먼저 중국어로 내게 말을 건다. 갤럭시 노트를 쓰는 나는 메모장을 꺼내 내 한자 이름을 중국인에게 써서 보여준다. 중국인이 불러주는 내 이름은 처음인데 꽤 정확한 발음이다.




오늘 아침은 아이가 지나가는 선생님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을 보았다. 선생님이 아이의 이름을 기억하고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셔서 선생님과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아이는 이 학교에 친구도 생기고 선생님들도 알아간다. 짧은 대화였지만 충분한 시간이었다. 아침 시간의 분주함과 새로운 학교에 대한 긴장으로 가득 찼던 마음속에 여유가 조금씩 퍼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도 아침마다 누구와 대화를 시작할지 고민하는 것 없이 익숙한 얼굴과 편안한 마음으로 안부를 묻는 일도 생기겠지. 산뜻한 마음으로 교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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