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이야기
아들을 데리고 나가는 경찰을 붙잡고 나도 함께 가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함께 가는 건 문제가 없으나, 아들이 이미 18세가 넘은 성인이기에 조사받는 동안은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나를 진정시키려는 건지, "오래 걸리지 않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새벽에 갑자기 들이닥쳐 아들을 데려가면서 걱정하지 말라니..'
경찰차가 떠난 자리에 주저앉아 속절없이 울었다. 무슨 정신으로 그 자리에 있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아들이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에 눈물만 쏟아냈다. 이런 일이 내 삶에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들을 혼자 보낸 것도 마음 아팠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력감에 마음이 더 짓눌렸다. 집으로 들어와 할 수 있는 거라곤 오직 기도하며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고… 오후가 되어도 연락이 없었다. 애가 탔고, 심장은 바싹 타들어 갔다.
오후 3시 30분쯤 되어서야 조사가 끝났다는 연락이 왔다. 남편, 딸과 함께 경찰서로 달려갔다. 초췌한 모습으로 앉아 있는 아들을 보자 다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불과 한 달 전, 성인이 되었다며 축하의 의미로 맥주 한 잔씩을 건넸었다. 그 아이에게 이번 일은 성인이 되고 나서 겪는 혹독한 첫 경험이었다.
"아들, 너 아니지?"
나오는 아들을 부둥켜 안고 물었다.
"응 엄마. 난 모르는 일이야."
"그럼 됐어, 배고프지? 우리 밥 먹자."
힘들어하는 아들을 데리고 나오며 혼자 감당했을 일에 안쓰럽고 어떤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아들을 보자마자 남편은 걱정되는 마음에 아들을 보자마자 소리를 지렀다. 남편 역시 놀라고 두려운 마음이었음을 알기에 그를 진정시키고, 우리는 모두 말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 아들이 말없이 눈길을 피하며 조용히 쪽지와 편지를 내밀었다. 그의 손끝은 가볍게 떨리고 있었고,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었다. 영국 국선 변호사 안내와 함께 모든 추가 조사가 끝날 때까지 지켜야 할 조건들이 적혀 있었다. 심장이 또 쿵 내려 앉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렸지만 아들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쉽게 끝날 거 같지 않은 상황을 짐작하며 더 긴 조사 과정이 남았을 시간에 그저 감당할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
이렇게 기나긴 하루가 지나갔다. 그리고 다음 날, 또 다른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