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혜경
보리굴비
바다에서 왔다고 했다
지느러미를 흔들어 자잘한 주름을 만들고
파도 사이에 끼워 두는 일을 집안 대대로 했다며
그곳은 대체로 잔잔하지만
사람들 소리에 자주 흐트러진다고 했다
그리고 이런 말도 했다
어부에 속아 여기까지 왔지만
몸에 걸친 바다는 혼자 돌려보냈다며
그 일은 여태 자랑이라고
이젠 돌아갈 수 없다
세상엔 멍청한 사람들이 많아서
가끔 식물도감에 들어가는 수모를 당한다며
머리에서 꼬리까지 흔적도 없이 지워달라고
소리 없는 부탁을 했다
바다는 알까,
파도 하나가 사라진 것을
비늘이 눈물처럼 투명하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