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한국에 온 지 벌써 4년이 흘렀어요. 그간 영국에서 스터딩맘(?)으로의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는데 그 꿈을 브런치에서 이뤄볼까 해요.
그럼 오늘은 영국의 날씨 이야기부터 스따뜨!
영국은 날씨 나쁘기로 악명이 높은 나라지요. 저도 그래서 사실 영국으로 유학가는 게 썩 내키지는 않았었어요. 하지만!!!!!!!!!!!
영국의 날씨가 나쁘다는건 좀 억울한 측면이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영국은 정말 1년 내내 비가 올까요?
정답은 No.
저도 영국에 가기 전에는 영국은 1년 내내 비가 오는 줄 알았어요. 영국은 비가 많이 와서 사람들이 우울하다는 말도 많이 들어왔었고요.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
때는 바야흐로 2016년 9월 말. 늦은 저녁 영국에 도착해 그 다음날 눈을 뜨니 햇빛 블링블링 빤짝빤짝 날씨가 너무나 좋은것이었어요. 그날 쨍쨍한 햇살을 받으며 유모차에 아들을 태워 남편과 산책하던 순간은 아직도 저의 뇌리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어요.
햇빛 쨍쨍하던 어느날의 워릭대학교 캠퍼스
나중에 영국에 오래사신 분들에게 확인해 본 바, 영국은 5~10월까지 날씨가 정말 정말 좋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한 여름에 한국의 찌는듯한 더위를 피하고 싶으신 분은 영국 강추입니다!(코로나만 일단 제발 사라져 준다면...)한여름인 7~8월에도 영국은 기온이 20도 후반이에요. (영국에서는 30도만 되어도 최악의 폭염이라며 난리가 날 정도입니다.) 습하지도 않고 징글징글한 모기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 때쯤이면 해가 10시는 되어야 져요. 런던에서 공연 보고 저녁 9시에 대낮인듯 런던 거리를 활보했던 생각이 나네요.
영국의 여름은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그럼 겨울은 어떻냐고요? 비가 와요...
11월에서 4월까지는 비가 자주 옵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장마 시즌 때 내리는장대비는 드물고 대부분의 비는 이슬비 수준이에요. 그리고 잠깐 왔다 그치고 또 잠깐 왔다 그치고를 반복하죠. 그래서 영국 사람들은 웬만한 비에는 그냥 모자나 덮어쓸뿐 우산은 잘 안 쓰고 잘 돌아다녀요. 그리고 겨울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요. (이것은 섬나라의 특징인 것 같기도 하네요. 제주도도 바람이 장난 아니잖아요?) 영국 갈 때 가져갔던 우산은 다 망가졌어요. 그래서 영국인들이 우산을 안 쓰는것 같기도 하네요. 그냥 후드 모자 달린 옷이 영국에서는 최고!영국 가시려면 비싼 우산 가져가지 마시고 후드 모자 달린 옷을 챙기세요.
그래도 영국의 겨울이 좋은 점도 있습니다. 절대 영하로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점! 이것이 학창 시절에 배웠던 해양성 기후이죠. 전 겨울을 패딩 하나 없이 보냈었죠. (사실 의도한건 아니고 영국 올 때 부친 짐이 도착하지 않아서...) 하지만 영국에서 겨울나기란 어떤 면에서는 한국에서 겨울나기보다 더 힘든 면이있습니다. 잠깐 여행와서 호텔 생활만 하면 모르지만 영국식 집에서 살게되면 실외보다 실내에서 추위를 많이 느끼게 되는데 이유는 바로 난방 시스템 때문이에요. 우리나라처럼 바닥 난방이 없고 라디에이터 난방에 의지하는데 이게 신통치가 않아요. 유학 전에 이삿짐 챙길 때 꼭 전기 장판 챙기라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살다보니 정말 전기장판은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템이었습니다.
저는 아이를 재우다 같이 잠들어서 새벽에 깨어나 과제를 하거나 논문을 쓰는 일이 많았는데 거실에 있는 책상에 앉아서 일하기 위해서는 우선 겉옷을 입고 이불을 덮어쓰고 수면양말은 당연히 필수입니다. 그래도 시린손을 비벼가며 밤공부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영국의 겨울에 한 가지 더 놀랐던 점이 있는데 여름에 해가 늦게 지는 대신 겨울에는 정말 빨리 집니다. 오후 네시면 깜깜한 밤이 되었으니까요...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너무 위험한 나라가 되었지만 제가 있던 그때만 해도 참 사랑스러운 나라였는데요 언젠가 영국에 가기를 희망하고 계신분들이 있으실거라 믿고 저의 영국 이야기들을 풀어보겠습니다.
다음에는 영국의 물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특히 슈퍼 마켓 물가는 한국의 30~50% 수준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드릴게요.기대해주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