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컨설턴트, 이제 필리핀 접수!

필리핀, 정말 위험한 나라인가요?

by 꿈꾸는 신팀장

어제 글 쓰고 연달아 오늘 또 쓰게 되다니! 이렇게 된 것은 어제 올린 글을 무려 10분이나 넘게 읽어주셨다는 놀라움과 감사함 때문이다. 오늘 이 글은 몇 분이나 읽어주실까? (두근두근) 글을 쓰지 않았던 4년 동안도 참 다사다난했지만 그간의 일을 다 쓰기에는 내 기억력의 한계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따끈따끈한 일에 대해 써야겠다. 바로 오늘 글의 주제는 어제 예고한 '필리핀 관광 ODA' 되시겠다.

다들 필리핀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보라카이, 마닐라, 범죄 등일 것 같다. 내가 처음 필리핀에 가게 된 건 결혼 전 보라카이 여행을 위해서였다. 나의 결혼한 여사친과 함께한 보라카이 여행은 흐린 날씨와 보라카이 해변과는 우두커니 떨어진 숙소, 패키지여행 상품의 한계 (패키지여행이었으나 손님이 우리 둘밖에 없었고 우리는 아무 옵션 관광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이드님께 앞으로 두 분은 패키지여행 오지 마시라고 한 소리를 들었었다...) 때문에 그다지 기억에 남는 여행은 아니었다.

pexels-anuar-gresati-1265240-2416906.jpg 날씨가 이랬더라면 참 좋았겠지만...

그 와중에 제일 기억이 남는 건 친구와 마닐라에서 나이트를 갔던 일탈? 가이드는 우리에게 "필리핀은 총기 소지가 되는 나라니까 절대 밤에 어디 나가지 마세요."라고 경고를 했고 결혼도 못 해 보고 죽을 수는 없었기에 나는 그 말을 충실히 따르려 했다. 그런데 나의 친구는 (이제는 물론 두 아이를 키우는 전형적인 강남맘이 되었다.) 결혼 후에 나이트를 못 가서 금단 증상이 있었던 것인지 꼭 나이트를 가야 한다고 성화를 부렸다. 사실 우리는 대학 시절 나이트와 클럽을 같이 다녔던 사이였고 친구의 성화에 못 이겨 조금은 두려운 마음을 안고 택시를 잡았고 택시 안에서 '혹시라도 택시 기사가 우리를 이상한 데로 데려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우린 무사히 필리핀 나이트를 다녀올 수 있었고 이렇게 죽지 않고 결혼해 착한 남편과 착하다고는 말하기 힘든, 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두고 안전한 한국에서 잘 살고 있다.

pexels-apasaric-2078071.jpg 한국과 비슷했던 마닐라의 나이트. 글로벌리 노는 건 다 비슷하다.


이 이 야기를 서두에 꺼낸 것은 처음 필리핀 출장이 잡혔을 때 필리핀의 치안에 대한 걱정이 앞섰던 기억 때문이다. 나의 첫 필리핀 출장은 올해 4월이었다. 출장을 앞두고 필리핀에 관한 뉴스를 잠깐만 검색해 봐도 필리핀에서 한인이 살해당했다는 뉴스가 눈에 확 띄었다. 이런 뉴스거리를 아들에게 이야기하자 (이제는 벌써 6학년이 되셨다) "엄마, 죽어? 죽으면 안 돼! 내가 장난감 총 친구한테서 빌려다 줄까?"라고 제법 진지하게 물었다. 나는 우리 애가 고품격 농담을 구사한 줄 알았지만 다음 날 우리 아들은 "엄마, 내가 친구에게 얘기했더니 빌려주기로 했어"라고 말했고 정말로 소총을 본떠 만든 그럴싸한 장난감 총을 집에 들고 왔다. 오 마이 갓! "아들아, 엄마 이거 가지고 가면 입국 거부당할 거야."라고 말은 했지만 어쨌든 이제는 컸다고 엄마 걱정을 하는 아들이 대견했다. 나는 장난감 총 대신 조금 더 현실적으로 나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는 아이템을 인터넷에서 찾아봤고 캡사이신이 분출되는 소형 무기(?) 등을 구매하려 했으나 어찌어찌 구매까지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필리핀으로 떠나게 되었다.

스크린샷 2025-09-28 185415.png 이것은 우리 아들이 즐기는 게임에서 나오는 총인데 대략 이런 총을 빌려왔었다! 아들아 엄마가 마음만 받을게!

그래서 필리핀이 안전한가? 에 대한 물음에 대한 답부터 말하자면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가 나의 답이다. 우선 한인타운이 위치한 '앙헬레스 (Angeles)'는 확실히 위험한 곳이다. 돈 많은 한인들을 노리는 범죄가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은가? 앙헬레스는 '천사들'이라는 의미를 가진 도시인데 범죄의 소굴이라니! 얼마 전에는 카지노를 갔던 한인이 그 사람의 현지 가이드에게 돈을 뺏기고 살해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인 식당 때문에 앙헬레스에 갔었고 숙소도 앙헬레스에 위치했었는데 하루는 싼 숙소에 묵었더니 숙소에 물이 없었다. 숙소 바로 옆에 편의점이 보여서 현지 근무 직원에게 '물 사 와도 될까요?'라고 물었더니 '안 돼요 위험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현지 직원에게 나중에 더 얘기를 들어보니 쇼핑몰에서 나와서 택시를 기다릴 때도 꼭 쇼핑몰에 배치된 경찰 옆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팁을 주었다. 그렇지 않으면 택시를 기다리는 그 짧은 순간에도 도둑을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안전 때문에 시민들이 갈 곳이 딱히 없어 쇼핑몰에만 그렇게 사람들이 몰린다고 했다. 자기들도 여기서 근무하면서 할 게 없어서 쇼핑만 하게 돼 돈이 안 모인다는 푸념도 같이 들을 수 있었다.


129157-Makati.jpg 마카티의 쇼핑몰. 돈 있으면 세계 어디서나 행복할 수 있겠죠?

하지만 앙헬레스가 아니라면 필리핀은 대체적으로는 안전하다고 느껴진다. 특히 마닐라 안에서도 '마카티'라고 불리는 지역은 필리핀의 초초초 부자들이 사는 구역으로 강남도 으스대지 못할 수준의 조경과 야경, 브랜드 상점들이 밀집한 곳이다. 그곳 사람들은 거리에서 조깅도 즐기고 밤에도 안전하게 테라스 레스토랑 등에서 여가를 즐긴다. 돈이 주는 아늑함이란?! 그리고 나의 주요 사업대상지가 위치한 '바기오(Baguio)'라는 도시도 매우 안전한 도시에 속한다. 필리핀 관광청 직원이 말하기를 '바기오는 필리핀에서 몇 안 되는 걸을만한 (Walkable) 도시예요'라고 했다. 바기오는 고산 지대에 위치해 '필리핀의 여름 수도'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1년 내내 25도 내외의 기온을 유지하는 곳으로 동남아에서는 보기 힘든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고 어학원들도 많이 위치한 곳이다.


혹시 안전 때문에 필리핀에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되는 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었을지? 원래 오늘 글을 쓰기 전에 나의 귀여운 신입사원의 좌충우돌 첫 출장이자 생애 첫 비행 에피소드를 쓰려고 했는데 우리 아들의 총 대여 에피소드가 갑자기 생각나 글의 방향이 급선회했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다음 화에는 우리 신입사원 Y 양의 이야기와 함께 또 다른 필리핀 출장 에피소드를 들려드릴게요! 이제 아들 밥해 줄 시간이 되었어요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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