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의 달콤했던 신혼 기간이 끝나가는 걸까요?
얼마 전 10월 15일은 나의 결혼 14주년이었다. 이제 약 한 달 후면 지금 회사 입사 8주년이 된다! 8주년이라니?! 내가 거쳤던 모든 회사를 통틀어 가장 오래 몸담은 회사가 되어버렸다.
마지막 브런치 수록 작품을 보니 21년이 마지막이었고 21년은 내가 아직 입사 4년 차였던, 열정이 참고도 넘치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대표님이 이 글을 보시면 안 될 텐데...) 단적인 비교를 하자면 21년 즈음에는 긴 추석 연휴 동안 아이와 지지고 볶는 것보다는 재미있는 (?) 회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은... 이렇게 긴 연휴를 보냈는데도 계속 놀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한두 달 전 즈음에는 이 회사에 와서는 한 번도 없었던 월요병까지 겪으며 남편에게 회사에 가기 싫다며 징징대기도 했다.
직장 생활의 권태로움을 느끼던 차에 얼마 전, 아들 둘을 키우는 슈퍼우먼 동료에게 오랜만에 같이 점심을 먹자고 청하며 대화를 했다. "나 요즘 재미가 없어. 그리고 나 회사가 여름에는 너무 춥고, 겨울에는 너무 더운 것도 못 견디겠어. (참고로 우리 회사 건물은 냉난방 온도 조절이 안 되고 오로지 온. 오프 기능만 있다고 한다... 이러한 최첨단 시대에 이 무슨... 그래서 여름에는 사무실 온도가 20~21도까지 내려가 모자와 장갑이 필요하답니다.) 그것 때문에 회사를 옮기고 싶을 정도야."라고 푸념을 했다. 그랬더니 쿨한 슈퍼우먼이 말하기를 "사무실 온도 때문에 직장 옮기고 싶다고? 이유가 너무 빈약해. 다른 이유 찾아와." 라며 나의 푸념을 일축했다.
음... 다른 이유? 이유야 다들 짐작하실 것이다. 8년을 한 회사에 있으며 내가 너무 닳고 닳아버렸다는 거? 머리를 끙끙 싸매며 배워야 할 것이 별로 없고, 모든 것이 입사 시절과 비교하면 참 쉬워졌다. 모든 프로젝트가 다 거기서 거기같이 보이고 내가 하든 남이 하든 프로젝트의 결과가 크게 다를 것 같지 않다. 한 마디로 나를 자극할 만한 새로운 무언가가 사라지고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사라져 버렸다. 성장은커녕 기억력이 나날이 소실되고 있어 큰일이 아닐 수가 없다. (고작 2명뿐인 우리 팀원이 몇 살인지도 매일 헷갈리고 이름도 바꿔 부른다... 미안해 팀원들... 아직 20대라 이해할 수 없을 거야...)
사실 내가 브런치에 4년 만에 돌아온 것도 무언가 돌파구를 찾고 싶어서였다. 퇴근 중 유튜브에서 '직장인 부업'을 검색하다가 블로그 부업 같은 시답지 않은 콘텐츠들에 무기력해져 갈 때 즈음 '아 맞다. 나도 나름 어엿하게 출판사 제의로 책 냈던 작가잖아? (비록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브런치 작가 등록도 한 큐에 됐었는데?'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며 최근에 브런치 멤버십 제도 같은 것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내용을 본 것 같아 브런치에 들어오게 되었다. '수익 창출'에 관심이 있어 들어와 봤는데 그동안 브런치를 내동댕이 쳐놨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알량한 글을 보기 위해 나를 구독하고 있는 분이 100분가량으로 늘어났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요는 제가 수익을 바라고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니라 구독자분들을 위해 쓰고 있는 거라는 변명 아닌 변명입니다.)
그래도 한 가지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올해부터 굉장히 색다른 프로젝트를 맡았다는 점이다. 이름하야 "필리핀 관광 ODA". 보통은 ODA라고 하면 '그게 뭐야?'라는 반응이 나와야 하는데 요즘은 전 대통령의 행적 때문에 ODA를 바로 알아듣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ODA는 'Official Development Aid'의 줄임말로 '국제 원조'를 의미한다. 많이 아실 것이다. 우리나라가 그 유명한 ODA를 받다가 ODA를 제공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라는 사실을! ODA에는 여러 분야가 있지만 소소하게 관광 분야도 ODA가 있다. 우리 회사에서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ODA에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원래 새로운 것은 뭐가 됐든 좋아하는 나의 성격 탓도 있고 회사돈으로 비행기 좀 타봐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우리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었던 해외 출장이 코로나 이후로는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ODA 프로젝트는 무려 3년이라는 장기 프로젝트라서 프로젝트 종료 시점이 2027년! 프로젝트를 시작한 올해 필리핀에 두 번 다녀왔고 연말에 한 번 더 갈 계획인데 출장 갔다 올 때마다 풍성한 이야기보따리가 생기니 앞으로는 ODA 이야기를 좀 풀어놓고 싶은데 독자님들이 관심이 있으실지 모르겠다.
혹시 관광 컨설턴트에게 듣고 싶은 다른 이야기가 있다면 답글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반영해서 심심할 때 읽기 좋은, 관광 쪽 진로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한테는 고민에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올해는 조금 더 성실한 작가 생활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