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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멘탈 심리학자 Dec 09. 2022

해외에서 만나는 한국인 꼰대들

이민자라고 한국인 꼰대가 없을까


요즘 꼰대라는 말이 정말 흔해졌다. 인간관계, 사회생활의 어려움에서 꼰대라는 말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원래 꼰대는 권위적인 어른을 뜻하는 은어였는데 요즘에는 자기 마음에 조금이라도 안 들면 상대방을 꼰대라고 몰아붙이는 경향이 있을 정도로 온 세상이 꼰대로 넘치는 것 같다.


아무리 꼰대가 흔해졌다 해도 꼰대들이 가뜩이나 어려운 인간관계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해외에서 한국인 이민자나 유학생들이 같은 한국인을 기피하는 이유 중에 하나도 꼰대 문화가 한몫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해외에서 만나는 한국 꼰대는 어떤 모습일까?



한국에서 보통 볼 수 있는 꼰대들은 세상이 바뀐 것을 따라가지 못하고 오래전 자신이 겪은 경험과 관습을 그대로 어린 세대에게 강요하면서 트러블을 일으킨다.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자 꼰대도 이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이 한국을 떠나올 때의 경험과 관습을 그대로 유지한다. 오히려 한국에서 계속 살았으면 변화되는 문화를 체득해 자연스레 변했을 사람들조차도 그 변화를 겪지 못해 꼰대가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최악인 것은 해외 거주 생활  수로  이민  한국인 이민자들을 찍어 누르려는 것이다. 자신이 오랜 기간 있었던 만큼 현지의 경험과 지식이 있어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듯하다. 학교나 직장 선배처럼 구는 행동에 처음에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그런데 선배랍시고 풀어놓는 것들이 그다지 대단한 생존 노하우도 아닐 경우가 많아 황당스럽기 짝이 없다. 거주기간 자체가 권력을 주는 것이 아닌데 그냥 여기서 오래 살았으니 인정받고 싶나 보다. 자신의 일터와 분야에서 인정받지 못할수록 한국인에게서  부족한 인정 욕구를 채우려는 경향이 강해지는 듯하다.


그렇다면 젊은 사람이라고 꼰대가 없을까? 비교적 어린 세대에서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중문화를 사용하는 모습에서 꼰대의 모습이 드러난다.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원칙 없이 문화를 방패 삼아 숨는 것이다. 한국인과 있을 때 갈등 상황이 발생하면 자신은 현지 문화에 따라 행동했을 뿐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고 현지 문화에 대해 일장 연설하며 가르치려 든다. 상대에게 무례하게 행동하고 당당하게 이것이 현지 문화라고 우기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 문화가 그런 것이 아니고 조금이라도 손해 보기 싫은 이기적인 모습인 경우가 많다.


이런 모습들을 볼 때 나는 종종 기가 찬다. 제대로 교육받은 서양인들이 얼마나 예의가 바르고 매너가 좋은 지 몰라서 그러는가 싶다. 현지에서 태어난 한국인 교포들이 한국문화 숙지가 부족해 한국인에게 의도하지 않은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와는 다르다.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서 쉽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자신의 무지를 사과하고 배우려는 태도를 보인다.



그렇다면 꼰대들은 왜 이런 행동을 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스킬 부족일 수도 있다. 하지만 관계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상대를 자기 마음대로 컨트롤하겠다는 이기심의 발로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한국인 꼰대에게 데어서 한국인 커뮤니티를 아예 떠나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답은 아니었으면 좋겠다. 현지인이라고 꼰대가 없을까. 권위적인 모습으로 상대를 가르치려 드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기 마련이다. 현지인이라고 언제나 사회적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합리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뜩이나 힘든 이민 생활에 모국어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일은 정말로 소중하고 값진 일이다. 그런데 소수의 한국인 꼰대 때문에 전체 한국인 커뮤니티를 나쁘게 매도하고 좋은 한국인 이민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리는 우를 범하면 안 될 것 같다.


(사실을 고백하자면 내가 이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나 때문이다. 나 역시도 그런 행동을 무심코 하는 모습을 보면 종종 화들짝 놀라기 때문이다. 누구나 꼰대가 되는 것 한순간인 것 같다. 스스로 조심하자고 오늘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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