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쓰는 유진 Sep 02. 2021

면접에서 많이 떨어요.

면접 전 멘탈 관리

이번 글의 주제는 '면접 준비'입니다. 투하해주신 고민, 먼저 들어볼게요.


퇴사 후 구직 생활이 길어지면서 절실함과 불안함이 파도처럼 요동치는 요즘입니다. 그래서인지 유독 면접을 볼 때 긴장을 많이 해요. 일을 쉰 지 오래 된 저 같은 사람은 어떻게 하면 자신감있고 당당하게 면접을 볼 수 있을까요? 고민이에요.


삶이 커리어로 이해될 때 이력서는 몸이 연장된 것이 되고 이력서 상의 빈틈은 조직에서는 낙인과 같다.


<아픈 몸을 살다>의 저자 아서 프랭크의 암 투병 경험을 담은 에세이집에서 발견한 구절입니다. 이 문장은 저자가 연례평가서에서 본인이 아팠던 시기는 '학문적 생산성이 부족'했다고 기술되었고, 그 보고서를 쓴 평가위원에서 질병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고 짚어줘야 했던 애달픈 사연을 설명할 때 등장했어요. 


아픈 사람 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돌봐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일을 쉬었던 경우에도 이력서의 빈틈, 공백의 시기를 해명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죠. 면접에서 "전에 다니던 직장은 왜 그만 두셨나요?"와 같이 평범한 질문에도 소심해지고, 그 여파로 성실히 쌓아온 나의 경력도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고요.


다들 느끼셨겠지만, 삶이 커리어로만 이해될 수는 없지요. 일을 쉬고 있었다고 해서 삶이 멈춘 것도 보류된 것도 아니었는 걸요. 이력서의 빈틈이 곧 나 결함인 것도 전혀 아닙니다. 일을 다시 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하고 자신감을 가질 자격이 충분한 걸요! 그럼에도 멘탈이 흔들릴 땐, 어떤 마음가짐으로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게요. 



면접은 주관식 시험이 아니라 대화입니다.

 

면접 질문에는 정해져 있는 답이 없습니다. 대화를 잘 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이 진짜로 궁금해 하는 걸 잘 파악하는 것처럼, 면접에서도 회사에서 알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만일 회사에서도 "이전 회사는 왜 퇴사하셨어요? 퇴사한 지 좀 되셨네요?"라고 물어본다면, 그 질문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답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리고 구구절절 해명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사실 회사는 일을 그만 둔 이유 그 자체가 궁금했다기 보다는, 다시 일을 하고 싶은 이유와 그 진심을 궁금해하니까요.


퇴사 사유는 담백한 어조로 1-2문장 간결하게 답변하시면 좋고 (여기서 전 회사 욕을 하시면 안 됩니다!) 퇴사 이후에도 개인적으로 꾸준히 해온 활동이나, 시장 트렌드를 티낼 수 있는 활동 등 회사에서 관심있을만한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자연스럽게 화제는 과거에서 미래로 넘어 갈 거예요. 


또 다른 예로, 자주 하는 면접 질문 중에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묻는 질문이 있습니다. 회사는 문제에 큰 관심이 없고 그 힘들었던 문제를 당신이 어떻게 해결했는지를 듣고 싶어합니다. 감정의 나열, 사건의 나열이 아닌, 문제를 나만의 강점으로 해결한 사례를 말씀해셔야 해요. 


정답 말하기 아닌 대화하기 원칙은 "이전에 어떤 일을 하셨나요?"란 질문에도 적용됩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이 질문에 단순히 내가 해왔던 일을 줄줄이 나열하는 편이에요. 저는 이야기를 하시라고 조언을 드려요. 주제도 없고 의미도 없는 업무 나열은 힘이 없지만, '이야기'는 듣는 사람이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 일을, 그 상황을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거든요. 


이야기 방식의 예를 들어 볼게요. 내가 했던 일 중에 가장 주요한 업무는 어떤 프로세스로 이루어져 있는지 처음과 끝을 설명하는 것이 될 수도 있구요. 회사의 발전 단계에서 본인이 속한 팀은 어떤 과제를 가지고 있었는지, 그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기승전결로 답변하는 것이죠!


스타트업 면접 분위기는 캐주얼한 편이다. 대화를 하자


에너지 레벨 높이세요.


면접 준비를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는 수많은 정보 컨텐츠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키워드는, 단연코 '자신감'입니다. 면접 자리는 서로의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부터 자신감이 없어 보이면 회사는 채용하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위커넥트에서도 면접의 기본 마인드셋으로 자신감과 안정감, 긍정적인 태도 이 3가지를 꼭 기억하시라고 조언드려요.


협상을 할 때도 에너지 레벨을 높이는 것을 승부를 가르는 요소로 보고, 중요한 협상 전에 정서적 지원을 충분히 받고 건강한 멘탈로 대화에 임할 수 있도록 무척 노력합니다. 면접도 합격 또는 불합격이라는 결과를 협상하는 자리로 본다면, 면접 전에 나의 부족하고 약한 점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몰입하면 승산이 떨어집니다. 면접장에 들어가기도 전에 기세에 눌릴 거예요.


건강한 에너지와 자신감은 샘솟듯이 나는 무한한 자원이 아니기 때문에 소진되지 않도록 신경 써주세요. 마음 먹는다고 핸드폰 배터리 풀충전처럼 자신감이 막 차오르는 건 아니니까요. 면접 전에는 "꼭 일을 해야겠어?"라며 초를 치는 에너지 뱀파이어들을 멀리하고, 나의 일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좋은 사람들을 가까이 두고 대화를 나누세요. 그리고 면접 전에는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활동을 하세요. 


팟캐스트 책읽아웃의 진행자인 김하나 작가의 책 <말하기를 말하기>를 읽다 빵 터졌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강의를 망쳐 잔뜩 실망한 김하나 작가에게 평생 강의를 해온 아버지가 해주신 충고였죠. 


하나야 강연도 다 기싸움이다잉. 강연할 때 자불거나 딴짓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눈을 부릅뜨며 볼륨업) 이 싸람들이 지금 어? 내가 을마나 준비를 해가, 열과 성을 다해서 강의하고 있는데 버르장머리 없구로! 학 마! 쭈뻣거리고 거게 말리들면 안 되는 기라 알았제?


상대방을 얕잡아 보는 것이 아니라 면접이라는 상황에서 압도되지 않고 긴장을 덜기 위한 마인드 컨트롤 기술, 말하는 자리에선 누구라도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올 여름의 마인드 컨트롤 '코리아 화이팅'



미리 면접장에 가서 분위기에 적응해보세요.


오랜만에 보는 면접이 긴장되고 떨린다면, 그 장소에 30분~1시간 정도 미리 도착해보세요. 장소와 사람에 익숙해지면 마음이 한결 안정됩니다. 초행길이라 길을 헤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도, 면접 시작 시간에 맞춰 허겁지겁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요. (2021년 잡코리아 설문 조사에 따르면, 면접 시간에 지각하는 지원자가 36.9%의 응답률을 얻어 면접 시 광탈을 부르는 최악의 지원자 유형 1위로 뽑혔다고 합니다)


스타트업의 서비스기획자로 입사한 L님도 면접장에 일찍 도착해 분위기에 적응하는 걸 면접 합격의 비결로 말씀해주신 적이 있어요. L님은 회사 빌딩 주변 카페에 앉아서 건물에 출입하는 사람들을 관찰한다고 해요. 속으로 "아~ 이런 사람들이 일하는 구나. 이 동네는 이런 분위기구나" 하면서요.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왠지 그 무드에 나도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예비 면접 질문에 대한 답을 점검해야죠! 스타트업 면접이라고 다른 기업 면접과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아마도 자주 듣게 되는 10가지 질문과 답변 전략에 관한 내용을 위커넥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요! 

↘ 스타트업 면접에서 듣게 되는 10가지 질문





<고민 들어주는 언니들> 매주 한 편씩 독자의 사연을 주제로 글을 연재하는 매거진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은 일과 삶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 무엇이든 여기로 투하해주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육아 휴직 후 복직을 앞둔 그대에게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