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부인이 누리고 있는 결혼이란
30년 넘게 각자 생긴 데로 살다가
이제는 각자의 생김새에 서로의 생김을 더해 때로는 참아주고, 더러는 참게 하며,
어쩌면 더 풍성하고, 입체적인 삶으로 서로를 초청했다.
1년 전, 결혼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대충은 안다고 생각했다.
그래, 나는 잘 몰랐다.
나와 동갑인 이 늙은 아파트의 따뜻한 햇살과 공기를
남편과 함께 나누며 살게 된 지, 1년이 지났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만한 그 지나옴.
남편은 나와 함께 쌓아온 시간만큼, 함께 축적된 살에 부쩍 신경을 쓴다.
그것이 행복의 축적과 비례할 거라며 심심한 위로의 말을 건네보는 나도 실은 옆구리며, 등이며, 배며 울퉁불퉁 되었지만 늘 그래 왔듯 별로 신경 쓰지 않아본다.
1주년의 종료와 함께 바로 시작되는 2주년의 시작까지...
또 어떤 삶들을 쌓을까?
어떤 변화들이 있을까?
그 변화에 당황하고, 익숙해졌다가 다시 또 변화가 찾아오고를 반복하며 기쁨과 감사를 유지하고 우리 사랑을 증명할 대처를 잘 해내고 있을까?
두려움보다 설렘과 기대함이 더 많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니 도움받고, 또 도움 줄 수 있는 남편이 보인다.
이제는 유학시절부터 습관적으로 반복되었던 아등바등 혼자 개척하던 삶이 아닌,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만들어 가는 삶이 보인다.
2016.04.25
못 갈 줄 알았던 1주년 기념 여행.
하루 전 날 예약하고 급 떠나게 된 강원도 홍천에서의 글램핑.
내 욕심 채워주려고 함께 또 셀프 촬영해 준 남편님께 감사.
"배고파아... 이제 그만 찍자아..." ㅋㅋㅋ
참아주고, 기다려줌의 연속 또한 결혼에 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