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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요 Oct 18. 2021

부정할 수 없는 본능을 활용한 UX/UI 모음

인스타그램, 미니 스탁, 챌린저스, 나이키 런

글을 읽다 보면 느낄 것이다. 서비스는 인간의 웰빙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다. 상업적 서비스에서의 UX는 '인간의 익숙한 행동 패턴을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멈출 수 없는 콘텐츠 소비, 무한 스크롤

사진 촬영 앱이든 커머스 앱이든 요즘 웬만한 앱은 다 사진 혹은 숏폼 비디오 피드를 제공한다. 친숙한 UI고, 콘텐츠만 괜찮다면 사용자를 락인하기에 매력적인 기능이기 때문이다. 이런 '피드'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은 바로 무한 스크롤이다. 콘텐츠를 끝도 없이 쏟아내면서 '다음' 버튼을 누른다거나 하는 액션을 일절 요구하지 않는 어마무시한 기능이다. 타고난 습득력을 지닌 우리는 눈보다 빠른 손으로 스크롤하며 피드를 질릴 때까지 훑는 행동을 학습했다. 그리고 이 중독성을 잘 아는 디자이너는 피드를 넘길 때의 맛을 더하기 위해 인터랙션에 많은 공을 들인다(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얼마나 입체적이고 찰지게 넘어가는지 확인해봐도 좋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소셜 딜레마'에서 처음 무한 스크롤을 기획한 디자이너는 본인의 UI가 중독적인 장치로 악용되는 것을 보고 이를 만든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나만 모르면 쓰나, 동조 심리를 활용한 실시간 이슈 & 커뮤니티

실시간 검색 순위는 개인화 트렌드에 따라 사라지는 추세였는데, 의외의 서비스에서 다시 등장했다. 주린이들을 위한 대표적인 MTS 서비스 '토스'다. 주식에 관심은 있지만 뭘 봐야 할지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실시간 이슈를 5위까지 띄워준다. 이슈를 탭하면 해당 이슈에 관한 뉴스들과 관련주의 수익률을 보여주는데, 빨간 수익률 표시들이 우리의 눈길을 먼저 끈다. '남들은 이미 다 알고 투자한 것 같은데 나만 뒤쳐질 수 없지' 하는 자극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 다른 대표적인 서비스 '미니스탁'은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당 주식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남길 수 있는데, 여느 커뮤니티가 그렇듯 여론이 생긴다. 비중 있는 몇몇의 글을 보다 보면 마음이 동요하기 쉽다. 


'지금 000명이 보는 중' 문구도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준다.


주체적으로 공부하고 결정해야 할 주식을 실시간 순위나 커뮤니티 분위기에 맡기는 건 위험한 일이니, 그저 참고용으로만 보는 것이 좋겠다.



돈이 걸려야 한다, 베팅 서비스

페널티, 특히 금전적인 페널티,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챌린저스'는 전 국민 습관 형성 플랫폼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헬스장 가기',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하기', '책상 정리하고 인증하기' 등의 건설적인 챌린지들로 구성된다. 혼자 다짐하면 지키기 어려운 일이니 사람을 모으고 참가할 때 돈을 거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실천할 때마다 일정액이 환급되고, 못 지키면 벌금으로 걷는다. 모인 벌금은 100% 달성한 사람에게 상금으로 지급하는 데 활용된다. 베팅 요소 외에도 다른 사람들이 미션 달성 인증샷을 올리는 형식 역시 넛지로 작용한다.


상금으로 더 많은 참가비 낼 것을 유도한다 (이미지: 챌린저스 공식 사이트)


'아임인'은 쉽게 말하면 계모임 서비스다. 매달 고정액을 내는 적금과 유사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미션 형태고 절대 무를 수 없다는 점에서 다르다. 내 순서에 돈을 잘 받고 싶다면, 돈을 제때 내는 수밖에 없다. 저축의 필요성을 느껴 적금은 하지만 긴급 출금과 해지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둘러봐도 좋을 것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 보상 장치

페널티는 싫고 보상은 좋아한다. 여기서 '보상'이라는 것은 거창한 걸 말하지 않는다. 작은 칭찬이나 인증 정도로도 충분한데 운동 앱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애플 워치는 활동 링을 다 채우면 불꽃 링을 파바박 튀기며 칭찬해준다. 신기록을 깨거나 특별한 날에는 예쁜 배지도 준다. '세계 춤의 날' 배지 받으려고 20분간 팔을 힘차게 흔들었다는 팀원도 있는 거 보면, 탐나는 보상인가 보다.


좌: 애플 링, 우: 애플 뱃지 (이미지: 애플 공식 사이트)


'런데이'는 러닝 코칭 앱인데 달리는 내내 에너지 넘치는 코치가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준다. 지칠만 하면 "잘하고 있어요~할 수 있습니다~어제보다 오늘 성장했군요~~"하고 외쳐대니 멈출 수가 없다. 친구들과 친구를 맺으면 친구가 달릴 때 푸시 알림이 와서 응원을 보낼 수 있다. 달릴 때 "짝짝짝� OO가 응원합니다"하는 소리가 들리면 기분이 좋다ㅎㅎ

        



인스타그래머블한가, 업로딩 서비스

아무래도 예쁜 게 좋다. 물건 하나를 사도, 카페를 가도 요즘 사람은 인스타그래머블한가를 확인한다. 애초에 인스타그램 서비스 자체가 흥했던 데도 사진을 업로드할 때 제공한 필터 기능 덕이 컸다. 넷플릭스 시리즈 '앱스트랙트 - 디자인의 미학'의 '이안 스폴터: 디지털 경험과 디자인'편을 보면 알 수 있다. 당시 카메라 화질이 좋지 않았을 때 인스타그램은 필터를 제공하고 정방형으로 사진을 크롭해 '공유할 만한 게시물'로 만들어줬다. 어떤 사진을 찍어도 엽서처럼 보이니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사진을 올렸던 것이다.

유행은 조금 지났지만, 나이키 런 인증은 간지였다. 달린 루트, 시간을 그린 깔끔한 템플릿에 나이키 로고를 딱 박으니 어떤 풍경에 갔다 대고 찍어도 느낌이 살았다. 이렇게 인증 욕구를 부르는 세심한 장치들은 정말 다양한 서비스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나이키런을 검색했을 때 뜨는 다양한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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