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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요 Aug 03. 2021

UX 컨설턴트가 카카오뱅크 상장을 기다리는 이유


카카오뱅크가 곧 상장한다. 금융앱 관련 프로젝트를 많이 다루는 디자인 에이전시 재직자로서, 또 주린이로서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카카오뱅크를 덕질하는 수준인데, 그 이유를 UX/UI, 비즈니스 모델, 브랜딩 세 측면에서 풀어보려 한다.




세세한 사용자 패턴까지 꽉 잡은 UX/UI: 금액 숨기기 기능, 저금통


카카오뱅크는 실생활 속 우리네의 금융 습관을 그대로 앱에 옮겨놓은 듯하다. 우선, 조금은 숨기고 싶은 프라이빗한 각자의 자산 현황을 지켜준다.


스마트폰으로 통장 잔고를 확인할 땐
밝기를 최저로 해야 해
밝기를 최저로 해야 해
This is reality

AKMU - 'Reality' 가사 중


한 번쯤 들어봤을 악뮤의 노래 '리얼리티'다. 사람들과 있을 때 잔액을 들킬까봐 밝기를 최저로 하는 건 대부분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우리네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캐치하고 처음으로 금액 숨기기 기능을 제공했다. (물론 지금은 많은 금융앱에서 제공하는 기능이다.) 심지어 화면 편집에서 홈 화면에서 보고 싶지 않은 계좌를 아예 숨길 수도 있다.


금액 숨김 모드일 때 금액을 보기 위해서 옆으로 드래그하는 인터랙션도 매력적이다. (이미지: 카카오)




다음은 티끌 모아 태산, 저금통 기능이다. 카카오뱅크는 동전만 모아 저금해주고 진짜 저금통처럼 얼마 모였는지  알려준다. 돼지 저금통에 잔돈을 착착 쌓다가 무거워질 쯤 얼마일지 흔들어보고 무게를 가늠하던 어릴 적 귀염뽀짝한 저축 생활을 앱에서 재현해주었다. 예금/적금의 부담을 덜고 가볍게 저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의미한 서비스다.


얼마인지 가늠할 수 있도록 이모지로 보여준다. 귀엽기도 하고 다음이 뭘지 궁금해 안 깨게 된다. (이미지: 카카오)


저금통, 모임 통장, 회비 관리 등의 친근한 UX 라이팅도 큰 몫을 한다. 진입장벽이 높은 금융 앱에서 우리가 이미 잘 쓰고 있는 익숙한 단어들을 채택해서 서비스를 구성한 것 역시 카카오뱅크의 강점이다.






카카오뱅크로 모이는 비즈니스 모델:

카카오미니, 카카오 플랫폼의 연계성, 오픈 뱅킹 대신 가져오기 기능


카카오뱅크의 가입자 연령대 비중은 10~30대가 65%로 주를 이룬다. (서비스가 만족스럽다면) 앞으로 오랜 기간 서비스를 사용할 젊은 고객층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탄탄한 충성 고객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카카오 미니는 10대부터 부모님과 독립적으로 계좌를 개설해 금융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발판을 제공해주었고, 무서운 실적을 내고 있다. 2021년 6월 말까지 카카오뱅크 미니에 가입한 청소년은 85만 명, 국내 만 14~19세 인구의 39%에 이른다. 이들이 사회 초년생이 되어서도 주거래 은행으로 카카오를 사용할 것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의 성장은 이제부터라고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미니 색상 진짜 잘 뽑았다 (이미지: 카카오)




카카오 플랫폼 간의 연계성도 무시할 수 없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 카카오 택시를 탈 때, 카카오페이지에서 캐시 충전할 때 가장 먼저 제공되는 결제 수단은 당연하게도 카카오뱅크의 계좌/카드다. 카카오 플랫폼에서의 모든 종착지에는 카카오뱅크가 자리한다는 뜻이다. 카카오 웹툰, 브런치, 티스토리 등 카카오가 적극적으로 확장 중인 플랫폼에서 구독이나 유료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카카오뱅크도 덕을 보는 구조다.


카카오뱅크를 디폴트로 제공하는 카카오 서비스 (왼쪽부터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오픈 뱅킹 열풍이 분지 오래다. 금융 서비스의 DT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주요하게 다룬 서비스기도 하다. 다른 계좌 앱으로의 송금을 포함한 양방향의 오픈 뱅킹과 다르게 카카오는 다른 계좌에서 돈을 끌어오는 일방향적인 가져오기 기능만 제공한다. 타 금융 앱으로의 이탈을 막고 주 거래 은행으로의 입지를 공격적으로 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카카오 브랜딩: 식상하지 않은 캐릭터의 적재적소 활용법


카카오 뱅크는 로딩 화면이나 홈 화면에 이유 없이 캐릭터를 남발하지 않는다. 대신 캐릭터를 상품에 매력적으로 녹여낸다. 26주 적금이 그 대표적인 예다. 적금에 '도전'이라는 게임 요소를 추가하고 성공할 때마다 귀여운 캐릭터가 자리한다. 캐릭터로 만석을 채우고 싶어서 26주 적금 든 사람, 나뿐은 아닐 거다.


브랜드 콜라보와 챌린지 등의 혜택 & 이벤트도 이따금씩 제공한다. (이미지: 카카오)





결론은


기대된다 카카오뱅크 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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