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다니는 눈동자

견디는 것에 대한 이야기 ep.01

by 조수연

이 글은 어떤 하나의 긴 여정이 될 것입니다. 결코 짧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긴 시간을 지나왔지만, 늘 가슴에서 저 깊은 가슴 한가운데서 생생하게 또 때로는 서늘하게 나를 지켜보던 어떤 이의 눈동자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언제나 풀리지 않을, 지나온 과거이지만 안고 가야 할 혹은 짊어지고 가야 할 누군가의 슬픔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시작하는 이 글은 내가 누구인지, 나의 근원은 무엇인지, 이번 생의 도착지는 어디여야 할 것인지를 찾는 아주 긴 여정이 될 것입니다.

나는 여전히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해무 같은 먼 언젠가에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요. 내가 무엇이 될 수나 있기는 한 걸까요?


지금이 글을 쓸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쓰지 않으면 영영 죽은 마음을 안고 껍데기처럼 살아가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로의 불균형을 따라, 얕은 굴곡을 따라 몸서리치는 버스 안의 가로등 빛처럼 지금부터라도 글이 되지 못한 그 무언가라도 쓰지 않으면 인생이 마구마구 제멋대로 흐트러지고 말 것이라는 불안한 확신이 들었습니다.


나는 언제나 쓰고 있었습니다. 슬픔이나 아픔처럼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것들을, 희미하게 웃던 그 얼굴을, 울음을 머금고만 있던 눈물을 흘리지 않던 그 눈동자를요. 가슴을 찌르는 것보다 더 깊게 아프고 뭉근하게 저린, 어째서 아무 말도 없이 자꾸만 나를 따라다니는 그 눈동자에 관한 이야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