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임용에 붙었다. 시험에 도전한 지 6번째, 기간제를 시작한 지 3년째 되는 해였다.
붙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임용을 준비하면서 격무에 시달렸고 담임으로서 할 일도 많았으며 1차 점수가 커트라인에 걸렸기 때문에 늘 그랬듯이 2차에서 탈락할 것이라는 생각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합격했다. 합격하고 나서 크게 달라진 건 없었다. 근무지를 내 마음대로 선택하지 못하고 공무원연금기여금이나 공제회에 넣는 금액 때문에 월급 실수령액이 줄어든 것 빼고는 내 스스로도 아직 나를 기간제로 여기는 것 같았다. 그래도 누군가에게 내 직업을 설명할 때 부연설명을 더 할 필요 없다는 것과 지옥 같던 2024년 근무지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은 참 다행이었다.
인터넷에서 공무원 시험을 아주 오랫동안 준비했던 사람이 쓴 글을 본 적이 있다. 시험에 합격하던 순간 뿌옇게 필터를 쓴 것처럼 보이던 하늘이 드디어 맑아보였다고 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머리 위에 숯불을 얹고 지내던 세월이 끝났다는 사실이, 인생의 5분의 1을 바쳤던 시험이 끝이 났다는 사실이 맑은 하늘을 가져다줬다.
맑은 하늘 아래에도 고통과 번뇌는 있는 법이다. 나는 아직도 돈을 모으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며(그동안 연애도 하게 되었기 때문에 돈 모으기는 더 어려워졌다) 학생들의 마음은 여전히 어렵고 편해진 마음과 함께 늘어난 체중 때문에 고민 중이다. 막상 시험에 붙으니 다른 직업이나 자격증에 눈을 자꾸만 돌리게 되는 것도 내 고질병이다. 시험에 붙은 것이 또 다른 시작이라는 말을 절절히 실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어쨌든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몇 년이 걸리든, 남들이 뭐라고 하든 끝까지 매달렸고 결과를 보았다. 이만하면 최선의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간간히 정교사의 삶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기간제로 살았던 시절을 후회하지 않는 정교사의 삶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