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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취미와 취향

by 이경



1. 글이든 책이든 화자가 자신을 가리켜 '필자'라고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치 중대장 같은 느낌이랄까. '중대장은 너희에게 실망했다...' 뭐 이런 느낌. 말 그대로 취향이라 이런 표현에 아무런 감흥이 없는 사람도 있을 테고, 나처럼 좀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책에서 시종일관 필자는-필자는-필자는 하고 있으면 책을 덮고 싶어 진달까.


한 글쓰기 강사라는 양반은 종종 "저 이땡땡 작가는" 하고 글을 쓰는데, 그렇게 쓰는 게 '작가 브랜딩'이라고도 하더라마는, 마치 나이깨나 먹은 아조씨가 어린 여성 앞에서 '오빠는...' 하는 느낌이라 나는 그게 몹시 징그러운 것이다.



2. 책과 관련하여 내가 가지고 있는 취미 중 하나라면, 아직 출간되지 않은 책의 ISBN을 찾아다가 서점에 올라오기 전에 미리 구경하는 건데, 오늘도 그렇게 누군가의 출시 예정 책을 보다가 저자 스스로 '스타형 작가'라고 표현한 글을 보았다.


스타형 작가란 무엇인가... 나는 살면서 스타형 작가라는 표현을... 그것도 자기 스스로 이런 말을 붙여 쓰는 작가를 본 적이 없어서... 엄청 신박하네... 스타형 작가라니... 너무 부럽다...


책을 다섯이나 낸 나는 여태껏 스타형 작가도 되지 못하고, 도대체 무슨형 작가로 살아가고 있는가...

저는 B형 작가입니다만... 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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