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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남불 글쓰기

by 이경



좋은 글과 나쁜 글은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좋은 글은 좋은 생각에서 나오고, 나쁜 글은 나쁜 생각에서 나올 텐데,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나쁜 글쓰기는 소위 말하는 내로남불 글쓰기이다.


가령 글을 쓰는 어떤 사람 A가 있다고 치자.


A는 이런저런 이유로 평소 자신에 대한 비판 글이 올라오면 신고를 하고 차단을 하고 블라인드를 거는 사람이라고 치자. 한마디로 타인의 비판에 무척이나 방어적인 모습을 보이고 아예 자신을 향한 비판에 입을 막으려는 행동을 일삼는 이라고 치자.


최근 한 대학교 졸업식에서 대통령의 연설 중 한 학생이 대통령에게 항의를 하였고, 해당 학생이 경호원들에게 끌려나간 일이 있었다. A는 이 사안을 두고 대통령과 경호원을 비판하는 데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만약 A가 평소의 행동과 다르게 대통령 경호원의 과잉 경호 비판을 가한다면 독자들은 A를 가리켜 내로남불의 글쓰기를 한다며, 신뢰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자신을 향한 비판에 블라인드 신고를 하는 행동이나, 대통령에 대한 항의에 무력으로 진압하는 경호는 큰 틀에서 볼 때 다르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글을 쓰는 그 순간의 생각만 중요시할 게 아니라 평소의 행동에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하며 쓴 글에 의도치 않게 자아비판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다면 이런 내로남불 글쓰기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은 간단하다. 자신이 비판하려는 것들에 대한 잣대를 자신에게도 들이밀 수 있을 것. 그럴 때 작가는 진정한 글쓰기의 자유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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