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멀리 갈 필요 있을까? 종각 하얀고래에서 12가지 젓갈의 위로
난 젓갈백반이 생각날때면 홍성 광천 젓갈 시장 내 한일 식당이나 강경의 경모네 젓갈 백반을 떠올리고
차를 몰고 바람도 쐴겸 다녀오곤한다..
충남 강경. 젓갈의 성지라 불리는 그곳의 '경모네 젓갈백반'은 맛집 순례자들이아 젓갈 애호가들에게는 버킷리스트에 늘 올라있는 곳이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서울에서 강경까지 왕복 4시간은 젓갈 한 끼 먹으러 다녀오기엔
제법 부담스러운 거리다.
그런데 종로에, 그것도 종각역 바로 앞에 강경식 젓갈백반을 제대로 구현한 곳이 생겼다.
굳이 강경에 가야 할 이유를 최소화해 준 곳, 하얀고래 종각본점이라는 곳이다.
밝고 깔끔한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매장에 들어서면
왜 이곳이 요즘 종각 직장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강경식 젓갈 쌈밥 정식을 주문하자 이내 상차림이 시작된다.
테이블 위로 12가지 젓갈이 차례로 깔리는데, 그 광경만으로도 이미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낼 듯 입맛이 돈다.
백명란젓, 낙지젓, 꼴뚜기젓, 토하젓, 갈치속젓, 그리고 이 집의 진짜 별미인 청어알 고추장까지.
매니악한 종류부터 대중적인 맛까지 절묘한 구성이다.
서울 사람들의 입맛을 고려한 듯 호불호가 크게 갈릴 만한 것은 적당히 섞고,
대부분은 누구나 좋아할 만한 젓갈들로 채웠다.
상을 다 받고 나면 숟가락이 어디부터 가야 할지 모르는 행복한 선택장애가 시작된다.
청어알 고추장을 밥에 쓱쓱 비벼볼까, 백명란을 올려 한 숟갈 먹을까,
토하젓에 쌈을 싸서 먹을까. 젓갈만으로도 배가 부를 판인데 곁들임 찬들도 만만치 않다.
들기름으로 맛을 낸 황태국은 진하고 구수해 해장용으로도 완벽하고 젓갈의 짠맛을 중화시켜 준다.
푸짐한 씨앗 우렁 된장에 끊임없이 리필되는 싱싱한 쌈채소,
기본으로 나오는 부드러운 보쌈고기까지 식탁을 꽉 채운다.
나는 여기에 들기름 두부를 추가하고, 네이버 쿠폰으로 받은 들기름 계란후라이를 곁들였다.
고소한 들기름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며 짭조름한 젓갈과 완벽한 짝을 이룬다.
개인적으로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에 있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친구, 혹은 처음 만나는 사람 누구를 모시고 가도 욕 안 먹을 집이다.
인테리어는 깔끔하고, 음식은 정갈하며, 종각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분이라는 접근성까지 갖췄다.
본고장 강경의 맛을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시간과 거리를 고려하면
종각의 하얀고래는 충분히 강경행을 대체할 만한 선택지다.
어쩌면 서울 한복판에서 이런 퀄리티의 젓갈백반을 맛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더 큰 가치일지도 모른다.
오늘 소중한 한끼,
제대로 된 젓갈이 먹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종로로 가면 된다.
하얀고래 종각본점 서울 종로구 종로 65 1층 109,110,1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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