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웅진지식하우스
2021.01.22 (개정판)
388p
13,000원
그래,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그 산이 거기 있었다는 진술이 있고, 산에 어떤 길과 나무와 생명이 있었는지는 모르게 되고, 그러나 읽고 쓰고 기억하는 사람이 남게 되는건 아닐까.
"나는 마모되고 싶지 않았다."
- 342p
산은 6.25이거나 박완서 선생님의 가족이거나 양공주이거나 어떤 시대를 포함하는 모든 것일 수도 있겠다. 나 또한 산에 대한 진술만을 보고 자란 사람이지만 이 소설을 통해서 한때 실존했던 그 세계에 들어갈 수 있었고, 누구의 이념이 하늘을 덮고 있는지를 떠올리며, 불현듯 덮쳐오는 생의 감각들에 몸서리치기도 하며, 웅숭깊고 넓고 날카롭게 펼쳐진 세계를 바라본다. 어린 시절의 나는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을 낡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때의 내가 부끄러우면서 지금이라도 다시 만나게 된 게 다행이라고 여겨진다. 무엇보다 박완서라는 이름이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이가 있다면 그걸 떼고라도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