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을 수 있는 장소

<치매 생태계 세미나> 9회차 후기

by 이인현

치매 생태계 세미나 9회차는 치매와 장소에 관한 이야기다.


"치매라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는 장소 만들기"

- 신수경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강사)


1. 장소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접근

◇ 장소에 대한 질문들을 던져 볼 수 있다. 이 질문들에 어떤 대답을 하고 싶은가?

- 당신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장소는 어디입니까?

- 있는 그대로의 당신 모습이 드러나는 장소는 어디입니까?

- 당신은 어디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나요?

- 당신은 어떤 장소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나요?


◇ 노인들의 집은 어떤 장소인가?

노인복지를 전공하며 신수경 강사는 '집은 언제나 돌봄의 장소로 적합한가'라는 질문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집이면 정상이라는 환상이 존재한다. 꼭, 어째서 집이어야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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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집에 살게 된 어르신의 인터뷰를 보면 때로는 집이 좋은 돌봄의 장소가 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서비스가 전달되는 기능의 장 : 공급자 중심 돌봄 정책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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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나 대부분의 돌봄 공간은 당사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으로 정책이 이루어진다.


◇ 생을 마감할 장소의 선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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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마지막'의 어울리는 장소는 어디일까? 그건 장소의 문제일까, 아니면 선택의 문제일까? 죽음을 앞에 두고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 '그곳'에서 노인들은 어떤 존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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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시설을 말한다. 노인이 혼자 독거하는 경우, 특히 치매 노인은 대부분 요양시설로 가게 된다. 요양시설에 머무는 대부분의 노인에게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가 부재하게 된다.


◇ 장소 :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방법

장소의 정의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본다.

- 인간의 행위는 장소와 시간을 배제하고 그 행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다.

- 장소는 인간으로부터 그 자체의 정체성을 얻고, 인간은 장소로부터 자신의 정체성을 얻는다.

- 장소에 대한 실질적인 지식을 구성하는 것은 인간의 일상생활이다. (에드워드 렐프, 2021)


◇ 공간과 장소는 어떻게 다를까?

- 공간에 우리의 경험과 삶, 애착이 녹아들 때 그곳은 장소가 된다. (이-푸 투안, 2020)

- 공간이란 실재론적 차원에서 객관 저긍로 존재하는 물리적 실체이며 장소는 공간이라는 물리적 실체에 사회, 문화적 성격이 결합된 것이다.

- 즉 장소는 우리의 인식작용과 의식작용이 포함된 대상이다. -> 경험하지 않은 공간은 장소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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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감과 장소성

'장소감'이란 장소와 연결되는 느낌, 기분, 감정, 정동을 모두 포함하는 매우 광범위한 인식의 범위이다.

'장소성'이란 사람과 장소의 결속 또는 몰입을 의미하며 우리 자신이 '누구인가' 그리고 그곳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 즉, 다른 대상과 구별해 주는 나름의 특성을 가지는 것이다.


◇ 인간다운 삶의 지표, 장소

일본의 독특한 장소 개념 이바쇼라는 게 있다.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을 수 있는 곳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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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경 강사는 이 일본의 척도가 한국에도 적용이 가능할까?를 중심으로 연구를 하였다. 그래서 나온 논문이 아래에 나오 있다.


논문 : 한국어판 '장소안도감' 척도의 타당화 연구 ; 지역사회 거주 노인을 대상으로

신수경, 김찬우, 고은정, 김현민, 서종건, 이뿐새 2021. 사회복지정책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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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나답게 사는 장소'란 어떠한 모습일까?

노인들이 집에서 느끼는 소속감이나 애착감은 자연스럽게 획득하는 것으로 상정되어, 살아왔던 집에서의 지속거주를 지원하는 정책 도입의 당위성으로 설명된다.

그러나 연구를 진행하며 치료나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이 경험하는 '나답게 산다'는 의미를 가진 장소는 집을 설명하는 '애착'의 개념으로만 설명하기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집에서 느끼는 애착과 입소시설에서 경험하는 적응은 어떻게 같고, 다를까?


논문 : 돌봄 필요 상태 노인의 장소감에 관한 연구 ; 거주 장소를 중심으로

노년기 돌봄 필요 상태가 되어도 자기 삶의 연속성을 지속할 수 있는 거주 장소 마련을 위해 노인들이 거주하는 공간에서의 장소 경험을 파악하고, 자기 다운 삶이 지속되는 장소라고 느끼는 장소감 요소를 탐색한 논문이다.


◇ 세상과 연결되는 디딤돌이었던 집

노인들에게 집은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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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상의 위기와 살아갈 장소 결정의 기로

노인들이 이 집을 떠나게 되는 계기는 자신의 선택과는 상관없는 순간적인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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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의 내가 사라진 장소

연속성을 가지고 살아오던 나라는 존재가 여기에서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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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설명할 수 없는 장소

병원, 요양원에서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뭘 원하는지, 제대로 설명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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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모'와 '돌봄 필요' 사이에 위치하는 자기 자리

자신의 쓸모가 다했다는 생각, 돌봄이 필요한 상태에서 그런 생각은 계속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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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기 자리'

노인들의 자기 자리는 일상에서 남아있는 신체 능력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생활 제반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타인과 지속해서 관계 맺으며 생활할 수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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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답게 살아가는 장소감

이러한 자기 자리를 찾을 때에만 나답게 살아가는 장소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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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자기 자리를 가진다는 것은 신체적 능력의 저하와 같은 개인적 측면이 존재하지만 더불어 사회구조적 불평등, 정치적 문제가 걸려 있는 일이다.


◇ 논의와 제언

따라서 강사는 제언을 남긴다.

1. 자택에서의 지속 거주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닌 적절한 주거에서 재택이 가능한 정책 마련

2.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적절한 환경만이 아니라 '자기 자리'를 조성할 수 있는 노인요양시설의 문화변화

3. 거주하는 곳이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장소(제3의 장소)의 마련

4.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내에 자기 결정권 보장 방안 마련


◇ 한국에 없는 마을

최근 발간된 책 <한국에 없는 마을>은 치매인들이 그 마을에서 어떠한 존재로 살아가는가가 돌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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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큐멘터리 : 내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

EBS 다큐멘터리에 나온 돌봄 현장들을 보면 틀린 젓가락질을 하더라도 직접 하고, 병상에서 담배를 피우기도 하고, 요양시설에서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등 다양한 삶의 모습으로,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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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을 보더라도 거동이 어려운 환자의 방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 기억들이 벽에 빼곡히 붙여져 있다. 이 방을 방문했을 때 놀라운 점은 방에 먼지가 쌓여 있다는 것이다. 방을 깨끗이 유지하고 청소하는 것 마저도 어르신의 선택에 따라 맡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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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돌봄이 필요한 사람의 언어를 도려내는 케어를 위한 기능적 수행이 아니라, 바로 한 사람과의 관계 맺기에 나서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질의응답

Q. 실버타운에서 이런 장소감을 느낄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이 있을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실버타운은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 집과 요양원이라는 이분법적 선택지 인 게 현재의 상황이다. 요양원에서도 그런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지만 어르신의 다양한 욕구나 대상별로 특성을 반영한 노인주택, 친구와 입속 하거나 취미를 유지하는 주택, 그런 것들을 지속하고 대응하는 방법이 늘어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건축에서 장소 안도감을 고려하는 움직임이 있나요?

A. 자택 아닌 재택이라고 하는 책이 있다. 도쿄대학 건축학 교수님이 어르신들의 관계성에 주목하고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주목하고 적용하기 위한 연구다. 한국에도 이런저런 움직임이 있다고 알고 있다.


Q. 치매 어르신이 거주공간 외에도 직접 자신의 발로 갈 수 있는 장소들, 동네의 가게일 수도, 공원일수도, 친구의 집일 수도 있을 그런 장소들이 없어진다는 일도 꽤나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돌봄을 위해,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이동을 제한하게 되는 이런 상황에서 이 부분을 보완하거나 다르게 나아갈 방법 혹은 사례가 있을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A. 안전이라는 이름으로 제한하게 되고 그 공간 안에서만 머물게 되는 상황이 있다. 제3의 장소를 연결해야 한다고 어르신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머무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타이틀을 단 공간을 마련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그 공간을 형성하는, 치매인들이 모여서 빈 공간을 채워나가는, 당사자들이 장소를 직접 마련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싶다. 일본에는 살롱이라는 공간이 있다. 어르신뿐 아니라 마실을 나갈 수 있는 공간이다. 바이탈 체크를 할 수 있는 장비는 있지만 어떠한 프로그램이 없다. 누가 공간을 조정하지 않고 오고 싶을 때 오고 가고 싶을 때 가고, 그 공간에서 뭔가를 하고 싶다면 뭔가를 하는 자유로운 공간. 제 꿈이 그런 살롱을 만들고 싶다. 그런 안전이 확보된 공간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신숙경 선생님 말씀하신 살롱과 같은 취지의 우리나라의 의미 있는 활동들이, 에자이가 힘껏 서포트하고 있는 전국 곳곳의 디카페 /서로돌봄카페(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미니데이케어(한살림아산천안돌봄센터) 등이 아닐까 싶습니다. 집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제3의 장소들을 같이 만들고 이어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살롱에 계신 분들을 추적 연구해 보니 치매 발병 확률이 훨씬 낮았다는 연구를 봤다. 그런 공간이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치매안심센터들도 장소안도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까?

A. 센터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경험적으로 연구를 하고 알게 되는 지점을 현장에 계신 분들은 경험적으로 체득한다. 그분들이 모르지 않다고 생각하고 현실적으로 제약이 있는 게 안타까운 점으로 보인다. 우리는 관계 맺기를 다시 재정비해야 하지 않나 제안하면서 치매안심센터 분들이 돌봄이 필요한 사람과 시민의 중간 역할을 할 수 있지 있을 것 같다.


Q. 요코하마에서 들었던 치매카페 같은 프로그램도 우리나라 치매안심센터에 진행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A. 일본에서 운영하는 치매카페를 우리나라에서는 센터에서 운영하는데 일본은 코디 역할을 하는 센터가 있긴 하지만 고정된 공간이 아니고 지역사회의 정말 다양한 공간에 모이는 이벤트 같은 형태를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존재하지만 운영의 형태를 좀 더 유연하게 가져가서 더 많은 주민이 가깝게 치매인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취지인 것 같다.


한국에자이

인지증 카페라고 하는데 8,500개 정도라고 한다. D-Lap에서도 치매 관련 다양한 이벤트, 공간이 마련되면 다양한 주민 조직들과 함께 연결이 되면 좋은데 대부분의 지자체가 인지증 카페를 지원하는 조례가 있었다. 대관비, 다과비를 지원받고 참여비를 내기도 하고 하며 다양한 형태가 있었어서 우리도 이런 것이 활성화되면 좋겠다 해서 11개 지역에서 여러 지역에서 활동 그룹이 활동을 하고 있다. 정책제안서를 내기도 했다. 그런데 쉽지는 않다. 여러 가지 도전들이 있다. 지역에서 실질적인 사례를 만들어볼까, 소개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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