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는 작지만 여행의 추억만큼은 크게 남겨주었던 곳들
코로나로 여행이 멈춰 선지도 벌써 반년이 훌쩍 지났다.
여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지친 일상을 버틸 수 있는 에너지였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가보고 싶은 곳들을 고민하는 즐거움이 있었고, 그렇게 여행지를 선택하고 나면 설레이는 준비의 시간이 있었다. "여행은 막상 여행을 할 때보다, 떠나기 전에 더 행복하고 설레인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일상을 떠나 여행지에서 보낼 행복한 시간을 상상하는 시간은 그 자체로 큰 힘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후에는 그곳에서 쌓은 추억들이 또 다시 일상을 살아갈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게 큰 활력소였던 여행이 멈춰선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일년에 한 번, 여름휴가를 길게 내서 여행을 가는 것이 직장생활의 큰 힘이었던 나 역시, 올해 여행이 멈춰서고 나니 무언가 대체할 수 없는 큰 허전함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 지리한 시간을 슬기롭게 보내기 위한 방편으로, 그 동안 다녀왔던 여행의 즐거웠던 기억들을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추억해보기로 했다.
바로 내가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일 즐거움을 느끼고 행복했던 그 순간, 그리고 여행지에서 제일 편안한 시간을 보냈던 그 순간, 즉 "숙소"를 중심으로 여행기를 재구성해서 기록해보는 것이다.
"로컬숙소 여행기"라고 네이밍을 한 이유는 호텔이 아닌 에어비앤비 같은 소규모 숙박시설에서 머물렀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픈 생각에 이렇게 이름을 지었다.
계산을 해보니 2017년부터 지금까지 에어비앤비를 통해 총 26곳의 로컬 숙소를 경험했다. 유럽에서 13군데, 동남아에서 3군데, 호주에서 2군데, 국내에서 8군데의 에어비앤비를 이용했다. 여기에 룸이 3개 뿐이었던 이탈리아의 산골마을 라벨로에 있던 작은 비앤비 숙소, 그리고 토스카나 지역에서 경험했던 아그리투리스모도 포함하면 호텔이 아닌 로컬 숙소를 거의 서른 곳쯤 경험한 셈이다.
그러면서 쌓인 에피소드들도 있고, 또 소개하고픈 이야기들도 있다. 단순히 숙소를 리뷰하는 것과는 조금은 다른 이야기들. 말하자면 일종의 메타 정보 같은 것이랄까.
그 동안 서른 곳 정도의 로컬 숙소들을 경험하며 스스로 칭찬하고플 정도로 마음에 드는 곳들도 있었고,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곳들도 있었다. 내가 했던 경험과 이를 통해 체득하게 된 정보들을 정리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은 여행이 불가능하고, 지금의 이 위기가 지나도 당분간은 예전 같은 해외여행은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테니, 미래의 여행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정보가 아닐까 생각한다. 더불어 여행의 기억을 추억하고픈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추억거리가 되지 않을까.
안락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호텔 여행도 너무 좋지만, 가끔은 약간의 변주를 주는 작은 로컬 숙소 여행도 매력적이고 흥미롭다.
로컬숙소를 이용하는 여행에 관심이 있는 분께 도움이 되는 글이 되면 좋겠다.
자, 그럼 "나의 로컬숙소 여행기", 본격적으로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