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숙소의 단점과 주의사항들
지난 글에서 로컬 숙소를 이용할 때 느끼는 즐거움과 매력에 대해 소개했다.
로컬 숙소는 분명 어떤 면에서는 호텔에서 느끼기 어려운 재미와 즐거움, 때로는 내 집 같은 편안함을 준다. 그렇지만 동시에 호텔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 조심 또 조심하며, 체크하고 감수해야 할 사항들도 분명 존재한다. 이번 글에서는 로컬숙소의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인 에어비앤비를 기준으로, 그 동안 이용하면서 느꼈던 단점과 주의사항들을 정리해봤다.
: 에어비앤비의 경우, 슈퍼호스트 여부!
제일 중요한 기준은 뭐니뭐니해도 '안전'이다. 즉 얼마나 믿을만한 곳인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곳인지가 중요하다.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는 누적된 정보의 힘을 활용해서, 리스트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 바로 그간 누적된 후기와 평가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후기 평점은 물론 슈퍼호스트인지 여부를 확인하기를 추천한다. 슈퍼호스트가 아니라도 좋은 호스트들은 물론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낯선 곳으로 떠나는 여행에서, 누가 좋은 호스트인지를 내가 일일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거의 없다. 그러므로 비교적 안정적인 기간 동안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숙소를 운영해 온 호스트의 숙소를 고르는 편이 여러모로 맘 편하다.
또 슈퍼호스트들은 대부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고, 여행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잘 제공해준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여행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훨씬 줄여준다는 점을 기억하자.
다음으로, 많은 곳들이 체크인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코로나로 비대면 셀프체크인이 많이 늘어나고 있고, 에어비앤비의 경우 외국 숙소들 중에서도 에어비앤비 플러스 숙소들, 혹은 비즈니스 여행에 최적화 된 숙소들을 검색하면 체크인 시간에 구애받지 않도록 셀프체크인을 하는 숙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만나서 체크인 하기를 원하는 숙소들도 많다. 또한 셀프체크인으로 표시가 되어 있지만, 체크인하는 과정에서 호스트가 마중을 나온다고 하는 경우들도 있다. 여러가지 이유로 낯선 외국인과 사전에 연락을 주고 받으며 만날 약속을 정하고, 시간을 맞춰야 하는 약간의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외국여행을 하다보면 이동하면서 비행기나 기차 시간이 변경되기도 하고, 때로는 낯선 곳을 찾아가면서 길을 헤매느라 시간이 지체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누군가와 시간 약속을 한다는 것은 분명 신경쓰이는 일이다. 24시간 리셉션을 운영하는 호텔이라면 언제든지 내가 편한 시간에 체크인을 할 수 있지만, 개인이 호스팅을 하는 이런 로컬 숙소들은 체크인 시간이 호스트가 정해놓은 시간의 범주를 벗어난다면, 역시 미리 사전에 이야기를 해두어야 한다.
셀프체크인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호스트가 알려준 매뉴얼대로 체크인을 했는데 잘 안된다든지, 문이 안 열린다든지 등등의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수들이 발생했을 때 고생하지 않고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슈퍼호스트가 운영하는 곳이 편리하다.
한 가지 더, 사전에 호스트와 연락을 주고 받을 때, 에어비앤비 어플 자체에 내장된 메시지 기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유럽 지역 호스트들은 왓츠앱(Whatsapp)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미리 왓츠앱에 가입해서 계정을 만들어두는 것도 호스트들과 실시간으로 쉽게 연락을 주고받는 데 편리하다.
또 요즘은 많은 호스트들이 체크인 및 숙소 이용 방법을 매뉴얼로 만들어서 에어비앤비 자체 기능을 통해 파일로 제공하거나, 이메일로 사전에 보내준다. 숙소 매뉴얼은 가급적 사전에 꼼꼼하게 미리 읽어보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다.
다음으로, 에어비앤비로 여러차례 여행하면서 느낀 큰 단점 중 하나는 숙소 예약을 확정하기 전에 정확한 위치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여행자에게 숙소의 위치는 때로는 대단히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되는데, 미리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은 꽤 치명적인 단점이다.
물론 에어비앤비 사이트와 어플에 내장된 지도 기능을 잘 이용하고 구글맵을 같이 활용하면 정확한 주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위치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긴 하다.
그러니, 마음에 드는 숙소가 있다면 덜커덕 예약하기 전에 에어비앤비의 지도와 구글지도를 같이활용해서 숙소 위치를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확인해보도록 하자. 주변 교통은 괜찮은지, 안전한 지역에 있는지 등은 예약 전에 여러번 확인해볼 수록 좋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에어비앤비는 호텔이 아니기 때문에 조식 제공이나 턴다운 같은 호텔식 서비스가 없다.
여러명이 함께 머무는 다인실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함께 이용하는 조식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나는 최대한 다른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지내는 여행을 선호하기 때문에 독채 형식의 숙소를 렌트했다. 이 경우, 숙소에 따라 호스트가 머무는 동안 조식으로 즐길만한 빵이나 과일, 쥬스, 우유 등을 사전에 세팅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조식이 제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에어비앤비 여행에서 조식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그래도 여행지에서 호텔식 브렉퍼스트를 즐기는 것이 중요한 만족 요인으로 작용하는 여행자라면, 에어비앤비 여행은 재고해봄직 하다.
또 턴다운 서비스나 컨시어지 서비스가 없다는 점도 단점이 될 수 있다. 컨시어지 서비스는 없지만, 대부분의 수퍼호스트들은 게스트들의 문의에 적극적으로 많은 정보를 제공해준다. 여행지에서 꼭 필요한 정보나 어려움은 호스트에게 문의해볼 수 있다.
다음으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때는 사이트에 제공되는 숙소 제공 시설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호텔 같으면 당연히 있을 에어콘이나 TV 등이 없는 곳들도 많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숙소를 고를 때는 숙소가 몇층인지, 엘레베이터는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유럽의 1층은 우리나라로치면 2층에 해당하는데, 만약 유럽 기준 3-4층 이상에 있는데 엘레베이터가 없다면 무거운 캐리어를 들고 나르느라 숙소 체크인/아웃 과정이 고역이 될 수 있다.
또 여름철 여행이라면 에어콘이 있는지, 겨울철 여행이라면 난방 시설이 잘 되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의외로 유럽에서는 에어콘 없는 곳들도 종종 있다. 지난 여름 남프랑스 여행에서는 니스와 엑상프로방스에서 예약했던 숙소들이 모두 에어콘이 없어서 깜짝 놀랐다. 건조한 날씨 덕분에 에어콘이 없어도 생각보다 지낼만 했지만, 당황스러웠던 것은 분명하다.
또, TV가 없는 곳들도 많으니, 숙소에서 TV 보는 게 중요한 여행자라면, 이런 것도 꼼꼼히 점검해보자.
호텔이 아닌 로컬숙소를 예약할 때는 좀 더 주의하고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들이 많다.
불편함은 참을 수 있지만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니, 믿을만한 숙소를 찾는 것은 아무리 꼼꼼하게 살펴도 지나치지 않다.
이처럼 다소 번거로운 과정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컬 숙소가 선물해주는 독특한 경험을 중시하는 나같은 여행자들에게는 그 만족감과 재미가 꽤 크다.
다음 편에서는 로컬 숙소로 여행을 하며 경험했던 에피소드들을 통해, 그 구체적인 매력을 하나씩 탐색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