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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기 Oct 07. 2023

콘크리트 위의 새싹

콘크리트 위의 새싹 / 하기



콘크리트 위에 새싹이 돋아났습니다.

여리고 여린 새싹이

두꺼운 콘크리트를 뚫고

힘겹게 피어났습니다.

 

해가 주는 햇빛을 받고

구름이 주는 빗물도 먹습니다.

 

거리의 사람들은 새싹을 밟고 또 밟고 지나갑니다.

때로는 자동차들의 무거운 바퀴가

어린 새싹을 짓밟고 무심히 달려갑니다.

 

하지만 콘크리트 위의 새싹은 용감하고 씩씩합니다.

척박하고 메마른 콘크리트 위에서

굳건하게 꼿꼿이 자랍니다.

 

졸음에 지쳐 눈을 비벼대는 새싹에게

민들레홀씨 날아와 꽃을 피워 친구가 되어줍니다.

세찬 장맛비에 고개 숙인 새싹에게

길가의 해바라기 우산이 되어 줍니다.

 

낙엽이 새싹 옆에 떨어져

맛있는 거름이 되어주고

 

하얀 눈 내려와 새싹을 포근하게 감싸주면

새싹은 새근새근 잠이 듭니다.

 

겨울이 지나 봄이 다시 찾아오면

콘크리트 위에 새싹이 다시 피어납니다.

쑥쑥쑥 쑥쑥 키도 커지고

두려움도 없이 끝도 없이 자라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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