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의 꿈, 떡집 사장님 되다!

by 하기

은퇴자의 꿈, 떡집 사장님 되다!


“아이고, 김 사장님! 이제 정말 사장님 되는 겁니까?”


환한 미소로 박수를 치는 아내 정숙 씨를 보며 박복동 씨는 멋쩍게 웃었다. 30년간 다닌 회사를 은퇴하고, 꿈에 그리던 자기 사업을 시작하려니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복동 씨의 오랜 꿈은 바로 '맛있는 떡'을 만드는 것이었다. 정숙 씨는 그런 남편을 위해 동네 상가에 작은 가게를 얻었고, 이제 복동 씨는 ‘복동 떡집’ 사장님이 될 참이었다.


"사장님은 무슨 사장님이야, 아직 사업자등록도 안 했는데."


복동 씨의 말에 정숙 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업자등록? 그거 그냥 세무서 가서 신청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가면 되는 건가?"


사실 복동 씨는 사업자등록 절차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은퇴 후 새로운 시작에 대한 열정은 넘쳤지만, 행정적인 절차는 그저 막막할 따름이었다. 그때, 오랜 친구이자 세무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박지혜 씨가 복동 씨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나섰다.


"복동 씨, 정숙 씨! 걱정 마세요. 제가 도와드릴게요. 사업자등록,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아요. 하지만 미리 알아두면 세금도 절약하고, 나중에 골치 아플 일도 없으니 잘 들어보세요."


지혜 씨는 준비해 온 서류들과 함께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다.


과세? 면세? 헷갈리는 사업자 유형 정하기


"복동 씨, 제일 먼저 떡집이 과세업종인지 면세업종인지 확인해야 해요."


지혜 씨의 말에 복동 씨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과세? 면세? 떡은 그냥 떡인데 뭘 나눈다는 거야?"


정숙 씨도 궁금한 표정으로 지혜 씨를 바라보았다.


"간단히 말해서, 부가가치세가 붙는 사업이냐 아니냐의 차이예요. 대부분의 음식점은 과세사업이지만, 농산물이나 수산물 같은 가공되지 않은 1차 생산물을 직접 판매하는 경우에는 면세사업이 될 수 있어요. 떡은 쌀을 가공해서 만드는 거니까, 기본적으로 과세사업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만약 복동 씨가 직접 농사지은 쌀로 떡을 만들어서 판다면 면세가 될 수도 있고, 또 일반적인 떡 외에 제사상에 올리는 제사용 떡 같은 특정 품목은 면세로 분류될 수도 있죠. 혹시 떡 외에 과일이나 채소 같은 걸 같이 팔 계획은 없으세요?"


복동 씨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는 오로지 떡! 쑥떡, 절편, 백설기, 시루떡… 온갖 맛있는 떡만 만들 거야!"


"그렇다면 복동 씨의 떡집은 과세사업자 등록을 해야 합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과세사업과 면세사업을 같이 하게 되면, 그때도 과세사업자로 등록하면 돼요. 잘못 등록해서 내지 않아도 될 세금을 내는 일은 없어야겠죠?"


복동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첫 번째 난관을 넘은 것 같아 조금 안심이 되었다.


"다음은 사업자 유형을 정해야 합니다. 개인사업자로 할지, 법인사업자로 할지요."


"법인? 나는 그냥 작은 떡집 사장님인데 법인까지야…" 복동 씨는 손사래를 쳤다.


"네, 대부분은 처음에는 개인사업자로 시작하고, 나중에 사업 규모가 커지면 법인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아요. 개인사업자 중에서도 일반사업자와 간이과세자가 있는데, 세금 절세 측면에서는 간이과세자가 유리해요. 연간 매출액이 8천만 원 미만일 것으로 예상되면 간이과세자로 등록할 수 있어요. 간이과세자는 부가가치세 납부 의무가 면제되거나 훨씬 적게 내거든요. 하지만 세금계산서 발행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서, 주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소규모 사업자에게 적합하죠. 복동 씨의 떡집은 주로 일반 손님들을 대상으로 하니 간이과세자가 유리할 수 있어요. 하지만 혹시 식당 같은 곳에 떡을 납품할 계획이 있다면 세금계산서 발행이 가능한 일반사업자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복동 씨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나는 그냥 동네 사람들한테 맛있고 정직한 떡을 팔고 싶은데… 그럼 간이과세자가 좋겠네!"


정숙 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복동 씨 말이 맞아요. 괜히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잖아요."


허가? 신고? 복잡한 서류 준비하기


"자, 이제 가장 중요한 서류 준비입니다."


지혜 씨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복동 씨의 떡집은 식품위생법상 '식품제조가공업'에 해당해요. 이런 업종은 사업자등록 전에 주무관서의 허가나 신고가 필요해요. 복동 씨는 떡을 직접 만들어서 파니까, 식품위생법에 따라 '즉석판매제조가공업'으로 신고해야 합니다. 이걸 먼저 해야 사업자등록을 할 수 있어요."


복동 씨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뭐라고? 사업자등록 전에 또 뭘 해야 한다고?"


"네.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는 시군구청 위생과에 가서 신청하면 돼요. 이때 필요한 서류가 좀 있어요. 위생교육 수료증, 건강진단결과서, 영업시설 평면도 등이 필요합니다. 미리미리 준비해두시는 게 좋아요. 특히 건강진단결과서는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하니 시간이 좀 걸릴 수 있습니다."


정숙 씨가 옆에서 메모지에 꼼꼼히 적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혹시 가게 건물이 복동 씨 명의가 아니라면, 임대차계약서 사본도 필요하고요. 공동으로 사업을 하는 경우, 예를 들어 부부가 같이 사업자등록을 한다면 동업계약서도 제출해야 합니다. 동업계약서에는 지분율 등을 명시해야 나중에 종합소득세 신고할 때 세액 결정의 기초가 되니 신중하게 작성해야 하고요."

복동 씨는 이마를 짚었다. 생각보다 복잡한 과정에 살짝 기운이 빠지는 듯했다.


"아이고, 복잡하네. 그냥 떡만 만들면 되는 줄 알았는데…"


"너무 걱정 마세요, 복동 씨. 제가 옆에서 다 도와드릴게요. 그리고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지 국세청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국세상담센터 126번으로 전화해서 물어보면 아주 친절하게 알려준답니다!"


지혜 씨의 격려에 복동 씨는 다시금 힘을 냈다.


"고마워, 지혜 씨! 역시 자네 덕분에 마음이 든든하구먼!"


드디어 사장님! 복동 떡집의 첫 발걸음


며칠 뒤, 복동 씨는 지혜 씨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서류들을 모두 준비했다. 보건소에 가서 건강진단을 받고, 위생교육을 이수했다. 그리고 시청 위생과에 가서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를 마쳤다.


"자, 이제 마지막 관문입니다!"


지혜 씨의 말과 함께 복동 씨와 정숙 씨는 세무서에 도착했다. 준비된 서류들을 들고 사업자등록 신청 창구로 향했다. 사업자등록 신청서, 임대차계약서 사본, 즉석판매제조가공업 신고증 사본, 그리고 신분증까지. 모든 서류를 제출하고 담당 직원의 안내에 따라 차분히 절차를 밟았다.


"신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업자등록증은 며칠 뒤에 받아보실 수 있을 겁니다."


직원의 말에 복동 씨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번졌다. 정숙 씨도 옆에서 박수를 쳤다.


"여보, 드디어 사장님 되는 거야!"


복동 씨는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세무서 문을 나섰다. 은퇴 후 새로운 삶의 시작, 그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꿰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비록 복잡한 과정이었지만, 미리 준비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니 생각보다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며칠 후, 복동 씨의 손에는 '복동 떡집'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사업자등록증이 들려 있었다. 떡집 간판을 달고, 찜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떡을 바라보며 복동 씨는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이제 정말 시작이구나. 맛있고 정직한 떡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해줘야지!'


복동 씨는 가슴 벅찬 설렘과 함께 '복동 떡집'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의 새로운 인생 2막이 활기차게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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