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읽어 보셨나요?

50 초보 독서법

깊이 읽기는 어떻게 하는가?

깊이 읽기는 책 1권을 천천히 읽으면서 깊이 생각해 보는 방법입니다. 1권의 책으로 1년 동안 읽는 분도 계시고, 1권의 책으로 2~3년 필사를 하는 분도 계십니다.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으면서 사색하고 그 깊이를 더하며 관련 내용을 찾아보기도 하고 연관된 도서를 찾아보기도 하는 거죠.


진짜 독서는 공감이 가거나 낯선 주장을 만나 불편한 순간을 맞이할 때 읽기를 잠시 멈추고 깊이 생각해 보며 의미를 곱씹어보는 것이다.

‘책 쓰기는 애쓰기다’ 122p(유영만)-


깊이 읽기 사례 : 논어

저는 논어 필사를 거의 1년에 걸쳐서 하루 두 구절씩 필사하고 읽으면서 깊은 생각을 했습니다. 하루 두 구절을 이해하지 못해 몇 시간씩 걸려서 내용을 찾아보기도 하고 느낌을 적기도 했어요. 단순한 필사가 아니라 깊이 있는 생각을 하는 기회가 되었어요. 한 구절에 대한 느낌을 쓰고, 그 구절과 연관된 경험을 쓰기도 하고, 그 구절과 관련된 실천을 하기도 했죠.


그러다 보니 아직도 생각나는 구절들이 많고 전부 생각나지 않더라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면 뒤적여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음악이 왜 인격에 좋은지에 대한 지인들과의 독서토론을 할 때 공자도 그와 비슷한 얘기를 했다고 하면서 근거 제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왜 음악이 인격 수양에 좋은지 논어 필사할 때 궁금해서 깊이 생각했거든요. 음악이야말로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서툰 초보시기부터 고수가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악기 다루는 기술뿐만이 아니라 마음마저 담아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감동을 주려면 먼저 자신부터 감동해야겠죠. 혼자서 빛날 수도 있지만 다른 악기와 같이 협연했을 때 더 좋은 조화로운 소리가 납니다. 그 협연할 때 서로를 배려하고 다른 악기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음악이야말로 누구든지 누구나 들어서 감동하며 계층 간의 갈등을 없앨 수 있습니다. 여유로운 계층이 더 음악을 누릴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지 않은 계층에서도 충분히 들으면서 감동할 수 있고 현시대에는 더 보편적으로 들을 수 있는 디지털미디어가 있어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죠. 음악과 악기의 다양성에서 역사와 민족을 읽을 수 있고 사람의 다양성을 보는 눈을 기를 수 있다면 음악의 인격 수양에 관한 생각은 끝이 없습니다. 이렇게 하나의 구절을 보고 생각을 깊이 있게 때론 폭넓게 펼쳤습니다.


깊이 읽기 사례 : 자청의 ‘역행자’

1권의 책을 4주로 나눠서 독서 모임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하루 5~6시간 만에 뚝딱 읽기도 하지만 1개월간 야금야금 조금씩 읽으면서 생각을 깊이하고 적용할 부분을 하나씩 찾아내어 실천합니다.


자청의 ‘역행자’를 읽을 때는 자청이 부, 시간, 운명이 자유로워지려면 7단계 모델을 제시하며 실행하라고 알려줍니다. 독서 나눔 첫 시간에 1단계 자의식 해체를 두고 1시간 이상 읽고 온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 나눕니다. 자의식 해체를 어떻게 할 것인지 다양하게 의견을 나눕니다.


우선 자신의 자의식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요? 자신만의 유전자, 태어난 후 환경에 의해서 생겨납니다. 그 자의식으로 인해 우리는 살아가면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고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부정적인 자의식으로 인해서 두려움을 느끼고 도전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2단계 정체성 만들기에 가기 전에 저는 자아 성찰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의식 해체도 자아 성찰 없이는 할 수 없죠. 작가의 의견에 동의하더라도 좀 더 나은 방법, 추가할 방법은 없는지 생각하면서 읽습니다.


자아 성찰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또 고민합니다.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일기 쓰기, 바인더 쓰기, 다이어리 쓰기, 책 읽기, 글쓰기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아침이나 저녁에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해야만 변화가 시작됩니다. 자아 성찰하면서 왜 이 일을 하지 못했는지를 생각하다 보면 내가 부정적인 자의식에 의해서 하지 못했다고 알게 되고 그럼 바꿔야 하겠다고 하면서 자의식 해체가 되는 과정을 겪게 되지 않을까 하는 과정이 깊이 읽기입니다. 이런 깊이 읽기는 시간과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야만 가능합니다. 4주로 나눠서 1권을 독서 모임을 하지만 1년 동안 읽으면서 깊이 읽기도 할 수 있겠죠.


깊이 읽기가 기억나는 이유

다독보다 정독할 때 깊이 읽기가 가능합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지식과 지혜와 내공이 쌓일수록 더 깊이 읽기가 가능해집니다. 관련된 내용을 생각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서 깊이 읽었다면 나중에라도 기억이 훨씬 잘 납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 때 경남 함안 살기를 1개월간 한 적이 있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아들과 같이 여행하는 시간을 보낼 기회와 하루 1편의 브런치 글을 써보자는 생각에서 한 달 살기 다녀왔습니다. 하루 1곳을 다니면서 1개월을 아들과 보냈는데 마침 걷기 챌린지를 하고 있어서 7코스 챌린지를 버스로 이동하고 거리에 표시된 안내 표지만 보고 걸으면서 다녔기에 엄청나게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말 그대로 챌린지가 된 셈이었죠.


11월이라 5시가 조금 넘어도 때론 어둠에 갇히기도 하고 버스 노선이 아니었던 곳에서는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주변 사람에게 핸드폰을 빌려 택시를 부르기도 했죠.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함안은 아들과 많이 헤맸던 걷기 챌린지입니다. 우리 뇌는 쉬운 일보다는 어려운 일, 헤맸던 일을 더 기억하기 마련이니까요. 깊이 읽으면서 헤매고 연결고리를 찾아서 연결하고 추측하면서 읽었던 부분이 당연히 생각나겠죠. 미로를 찾듯 헤매면서 깊이 있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기억력 스포츠 게임에서 많은 낱말을 외울 때도 평범하게 낱말을 외우면 기억이 남지 않습니다. 특이하게 어색하게 낱말을 표현해야 기억에 남습니다. 예를 들면 10개의 단어를 외울 때 (외워야 할 낱말 : 현관, 간호사, 거실, 군인….) ‘뱀 무늬 벽지’가 있는 현관, ‘검은색 옷을 입은 간호사’, ‘침대 크기 같은 소파’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군인’…. 이런 방법으로 평범하지 않게 모순된 장면을 생각해서 외우면 10~40가지 낱말을 외울 수 있습니다. 40개의 숫자 나열도 외운다고 하더군요. 스토리로 외우고, 특이한 가정을 하면서 낱말을 외우면 3분 안에, 5분 안에도 많은 낱말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우리 뇌는 평범한 것보다 뭔가 특이하고 모순된 내용, 자극적인 내용을 더 잘 기억하는 것을 활용한 기억 방법입니다. 깊이 읽기를 하다 보면 퍼즐 풀기처럼 어려움을 겪게 되는 과정이 나중에는 삶에서 필요한 결정을 할 때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깊이 읽기의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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