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바다를 그리고 싶을까?
디지털 드로잉을 배우면서 바다를 그릴 때는 유독 생각이 깊어집니다. 그냥 바다가 아니라 삶이 투영된 바다이기 때문이겠지요. 어릴 적 바다 근처에서 살아서 매일 바다를 보면서 버스를 타고 시장을 다니고 바다를 거닐곤 했어요.
결혼하면서 바다가 없는 곳에서 1년이면 1~2회 볼까말까한 바다여서 그런지 더 애틋하기도 합니다.
바다를 그릴 때면 사람을 그리던가, 배를 띄우죠. 거닐거나 어디를 앉아서 바다를 쳐다볼까 생각하며 그립니다.
바다만을 위한 바다가 아니가 삶을 위한 바다이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바다에는 항상 아픔과 그리움이 공존합니다. 아름다운 바다만을 위한 바다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지도 모르겠어요.
깨끗함은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어둠에서 나온다
- 채근담 36p, 인문학 서재 출판사
깨끗함과 더러움, 밝음과 어둠 상반된 극과 극이 서로 존재하게 하듯이 아픔과 그리움, 아름다움도 공존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아침에 읽은 채근담 한 페이지에서 옅봤습니다.
바다에는 파도가 있고, 하늘이 있고 사람들이 버스나 배를 타고 지나갑니다.
바다의 색깔과 하늘의 색깔이 닮아 있어요. 항상 넓고 깊은 바다라는 공통점 때문일까요. 닮은 데는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사람들이 없는 바다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부산 바다는 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수윤 님이 어떤 분일까 궁금합니다. 온라인에서만 만나던 분을 기대하며 2년째 만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베일에 싸인 채 만날 날을 기대하는 상황도 나쁘지 않습니다.
부산에는 미정님도 생각납니다. 바다 위에서 시를 쓰곤 하신 분, 캘리를 깊이 사랑하시는 분을 만나러 간 적이 있습니다. 부산은 사람 없이 그저 부산에 불과합니다.
사람이 있기에 부산이 더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