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는 기상 캐스터다"
기상 캐스터의 날씨 예보를 잘 듣고 대비를 하는 편이신가요?
날씨 예보가 틀릴 수도 있지만 요즘은 거의 맞더라고요. 비 예보가 오후에 있으면 아이들에게 우산을 들고 가라고 하고 눈 예보가 있으면 따뜻하게 입고 가라고 하죠.
저는 거의 매일 러닝 하기 때문에 예상 기온을 보고 러닝복을 챙겨요. 1도면 얇은 장갑 1개, 영하 1도면 장갑 2개, 영하 5도면 스키장 갑을 끼고 러닝 합니다.
어제는 영하 3도였는데요. 장갑 2개, 레깅스 대신 바지를 입었고, 넥워머도 필수, 선캡 모자 대신 비니를 썼어요.
이렇게 날씨 예보를 보면 대비가 가능해요. 너무 추우면 뛰기가 정말 힘들거든요.
철학자가 기상캐스터라는 말에 느낌이 확~ 오네요.
매일 아침 제 단톡방에 1페이지씩 은선님이 남겨주시는 데일리 필로소피 '폭풍우를 대비'하라입니다.
데일리 필로소피에서는 잘못된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라고 하는 내용입니다. 누구는 물을 즐기고 누구는 예전에 물에 빠진 경험으로 아주 물을 무서워하죠.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하는데 저는 수영 강사님이 물속에서 1초만 버티자라는 말에 믿음이 갔고 그 1초가 4년 이상 수영하게 만들었어요.
그 1초를 버티지 못했다면 아직도 물을 무서워했을 거예요.
철학자들은 인간이 어떤 고통을 갖고 있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가르쳐 주죠. 바람 앞에 촛불 같은 존재이지만 그 촛불을 다시 켤 수 있는 것도 인간임을 알려 줘요.
다시 일어서는 방법, 덜 넘어지는 방법, 흔들리면서도 가는 방법 등을 잘 새겨듣는 사람이면 비가 오거나, 눈이 오더라도 잘 이겨내겠죠. 미리 대비한다면요. 철학자는 기상 캐스터라는 말이 참 인상적입니다~^^
잘 들으면 위기 시 대비가 되고 안 들으면 뻔한 잔소리가 되겠죠.
제가 단톡방에 소개한 1페이지 독서는 채근담의 '군자는 사나운 운명도 순리로 받아들인다'입니다.
평온할 때 위기를 준비하고 위기를 맞았을 때 순리로 받아들인대요. 군자는 평온함을 유지하고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하죠.
현명한 사람이 역경에 흔들리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이겨본 경험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직, 간접적으로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 이야기에, 어르신들 이야기에, 책의 이야기에, 삶이 들려주는 소리에,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겠지요.
사이토 다카시의 '일류의 조건'에서는 '사소한 일이라도 먼저 깨달은 자의 지혜를 빌리라' (203P)고 했어요.
어제 저녁에 10km 러닝 할 때 배가 아주 고팠어요. 저녁 8시 러닝이니 최소한 5시쯤에는 간식이라도 먹어야 했는데 점심 먹고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 8km 지점에서 힘이 빠졌죠. 날씨도 영하 3도로 추웠고요.
걸어서 2km 더 가나, 뛰어서 가나 마찬가지로 힘들겠다는 생각에서 뛰었어요. 뛰어서 빨리 가야 뭐라도 먹을 테니까요. 걷는 것보다 뛰는 게 나았죠.
남편은 배고프고 허기지면 힘들 텐데 대단하다고 하더군요. 예전에 하프 뛸 때 남편이 저와 같은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이 정도의 고통은 풀코스 마라톤의 고통에 비하면 아주 약과야, 견딜만해"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힘든 고통을 겪어본 사람은 그보다 덜한 고통은 참을 만해요. 데일리 필로소피나 채근담에서는 위기에 대비하라고 합니다.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준비하고 훈련하는 수밖에 없어요. 마인드든, 체력이든, 경제든요.
기상 캐스터 예보도 철학자의 삶의 예보도 잘 경청해서 지혜롭게 대비해보렵니다.